지난호보기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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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 문화와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공간으로의 초대!
옛 정취, 옛 추억을 선사할 시간여행을 시작하다
공주<하숙마을>
공주시는 세계가 인정하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인 공산성,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산지승원인 마곡사가 있다. 여기에 공주시는 구도심의 옛 정취와 추억을 현재로 소환하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전국 지자체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아우르는 공주의 지역문화 관광콘텐츠들은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그때 그시절 교복 입고 학창시절을 보낸 까까머리 남학생과 단발머리 여학생이 되어 그 시간, 그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편집실  사진 박창수
공주시 도시재생프로젝트의 상징…공주하숙마을
과거 공주시는 ‘교육 도시’의 메카였다. 1970~80년대 교육열이 높은 공주 인근 지역의 부모님들은 빠듯한 살림이지만 믿을 만한 하숙집을 정해서 자식들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했다. 그래서 공주중·고등학교, 공주사범대학부속중·고등학교, 공주여자중·고등학교, 공주영명중·고등학교 등지에는 타향살이하는 하숙생들이 많았고, 통학이 어려웠던 많은 학생이 반죽동 제민천 주변의 하숙집들로 모여들었다. 자연스럽게 하숙 문화가 발달된 공주 지역의 특성은 이 당시의 독톡한 문화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양산하기에 이른다. 그러다 학교마다 기숙사 시설이 들어서면서 예전의 하숙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이제는 모두 옛 추억이 됐다.
이후 공주시는 2015년 공주만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상징하는 반죽동 당간지주 인근을 고도보존지구로 지정하면서 인근 가옥들을 리모델링하였고, 게스트하우스로 조성한 곳이 바로 공주하숙마을이다. 이곳은 기존 구도심이 침체하기 시작하자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주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다.
공주시는 2014년부터 ‘제민천을 따라 흐르는 문화골목 만들기’, ‘하숙촌골몰길 조성’ 등의 주변정비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며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7년 7월 문을 연 공주하숙마을도 도시재생 사업 차원에서 지역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 모델로 탄생했다. 공주시는 이곳을 1960~1970년 추억과 향수가 묻어나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변 가옥 4동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공간 및 게스트하우스로 꾸몄다. 특히 과거 제민천 인근 지역에 하숙집들이 많았던 사실에 아이디어를 얻어 현재의 공간으로 조성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퍼져 과거 이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옛 추억을 더듬어보고 싶은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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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하숙마을의 마당채 전경
60~70년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게스트하우스
겨울을 재촉하듯 기온이 떨어진 11월 초순, 공주시 반죽동에 있는 공주하숙마을을 찾았다. 주요 차량 통행로인 대통1길에서 ‘당간지주길’로 접어들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공주하숙마을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작지만 잘 정돈된 제민천이다. 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주택 벽면에 는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는 벽화와 시화들이 채워져 있다. 제민천을 마주보며 서 있는 공주하숙마을은 컨테이너 외벽같은 금속판넬 구조물을 이고 있는 듯한 2층 건물의 관리동 1동과 바로 옆 60~70년대 정취가 묻어나는 기와집으로 꾸며진 숙박동 3동으로 조성돼 있다.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는 기와집은 흰색 외벽에 진회색 기와를 얻어 소박하지만 단아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는 입구 주변은 담을 낮게 만들어 바깥에서 내부가 일부 보이도록 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제민천과 접한 입구 정면의 기와집 창에는 미닫이 유리창이 달려 있어 객실 방문을 열면 바깥 풍경이 보이는 구조다. 여기에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유리창 너머의 객실 방문마다 설치된 ‘디지털 도어락’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뜻밖의 조화가 묘하게 대비되면서 유쾌한 느낌을 준다.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는 전체 숙박동은 마당채, 사랑채, 안채로 구분되며 객실은 각각 2~3개 정도가 마련돼 있다.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당이 나오고 우물펌프와 조그만 정원이 들어서 있다. 어린 시절 봤을 법한 초록색 철문은 과거 흔한 여염집 풍경을 연상시켰다. 안쪽 ‘너른마당’에서는 문화예술 공연이나 체험, 전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고 한다. 공주하숙마을을 찾은 게스트하우스 방문객들과 공주시민이 함께 문화예술을 즐기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문 당일에는 늘어나는 방문객들을 대비해 숙박시설을 확장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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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구도심 카페인 '청춘카페 마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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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테마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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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풀꽃문화관 정원의 시화작품 설치물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추진된 역사문화 보존사업
공주시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역사문화 보존사업도 활발히 펼쳐 공주하숙마을을 중심으로 의미있는 공간들을 함께 조성했다. 먼저 일제강점기 가옥을 재단장해 나태주 시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주풀꽃문학관이 있으며, 1930년대 지어진 교회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공주기독교박물관도 있다. 주변 역사 유적지로는 백제시절 사찰인 대통사 절터와 보물 제150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를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 공주지역을 대표하는 효자로 알려진 향덕과 이복의 뜻을 기리는 효심공원과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는 충청남도역사박물관도 있다. 1920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축양식의 공주역사영상관도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찾아가기 좋은 장소다.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공주하숙마을 인근 상권에는 개성 넘치는 식당, 카페, 사진관, 서점, 갤러리, 잡화점, 공방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방문객이 주변을 산책하며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며, 이 상가들은 구도심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내부 공사를 하며 오픈을 준비하는 가게들도 종종 눈에 띄는데, 앞으로 구도심 상권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주시 유무형 자산 스토리텔링으로 지역정체성 살려
공주시가 도시재생사업에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 인적자원의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만들어낸 문화관광콘텐츠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공주풀꽃문학관과 공주기독교박물관이다. 특히 풀꽃문학관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을 스토리텔링하는 콘셉트로 조성됐으며, 공주시 구도심 정서와 옛 추억을 가장 잘 접목한 느낌이다. 이곳은 첫눈에 한 폭의 가을 풍경화 속 아담한 집을 연상시키는 것이 동화 속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나태주 시인의 작품인 <풀꽃>의 이미지가 투영된 이 문학관은 1930년대 일본식 가옥을 재건축해 지난 2014년 10월 17일 개관했다. 지역의 문인이나 문학지망생, 관람객이 서로 만나 담소를 나누고 강의도 듣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풀꽃문학관을 내려와 차도를 건너면 나태주 시인의 테마를 담은 시와 그림으로 조성된 골목길을 찾아볼 수 있는데, 방문객의 눈과 마음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나태주 시인이 작품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말한 것처럼 공주하숙마을 역시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옛 정취의 포근함과 편안함이 찬찬히 스며든다.
공주하숙마을
주소: 충청남도 공주시 반죽동 253-3
연락처: 041-852-4747
홈페이지: https://hasuk.gongju.go.kr
*공주하숙마을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며, 매월 1일 오전 9시에 다음달 사용분 예약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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