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지난호보기 E-Book
2021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의 회고와 전망
성과를 높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과정
최근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25일 이미 발표했던 경영평가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재발표하였다. 사회적 가치 비계량 지표 중에서 ‘일자리 창출’ 등 4개 항목은 기준배점의 ±50% 범위에서 해당기관이 자율적으로 가감할 수 있는데, 평가단이 평가편람상의 기준배점을 일괄 적용한 오류가 발표된 후에 기관의 항의로 확인되었던 것이다. 또 코로나19로 영향을 받는 주요사업 지표에 보정계수를 적용해 점수를 산정하고 입력해야 하는데, 보정점수를 누락한 채 원점수만 입력한 사례도 있었다. 중앙정부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공기업 평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졌고, 2021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의 일정은 더욱 큰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미지
3년 과정의 평가 주기
2021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대상은 광역 56개, 기초 216개로 총 272개의 지방공기업이다. 모든 공사 및 공단은 행정안전부 책임하에 지방공기업평가원이 평가하는데, 다만 상하수도는 격년 주기로 평가한다.
평가는 3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1년 전에 평가지표를 제공하면 이에 근거하여 1년 동안 기관들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 결과를 평가한다. 1년 전에 평가 지표가 제공되기 때문에 집행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반영하기 위해 일부 조정을 해야 하는 과정은 불가피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수행되는 사업들이 전부 제약을 받았기 때문에 평가 과정에서 이를 조정해야 했다. 예컨대 관광공사나 도시철도의 경우에는 기관의 노력 여부와 관계없이 비대면으로 인해 고객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동일한 유형 내에서 유불리가 작용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기관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자율성이 보장되는 평가위원 구성
평가의 첫 단계로서 평가위원 선임은 매우 중요하다. 평가는 결국 사람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객관성, 중립성을 보장하는 전문가 확보가 평가의 품질을 보장하는 출발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절차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평가를 위한 정보시스템인 EMS(Evaluation system)에 참여를 원하는 개인이 직접 신청하여 등록하고 있다. 이러한 DB에 기초하여 총괄반 회의를 통해 조정하고,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전문위원들과 협의하여 행정안전부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에 참여한 평가위원의 경우 평가 과정에서의 평판도 고려하고, 3년 이상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안식년을 적용하고 있다.
평가위원의 구성은 기관의 업무와 관련된 전문가도 있고, 성과 관리와 관련된 전문가도 구성되어 있다. 특히 공기업 관리나 성과 관리 관련 전문가는 기관 유형별 관리 책임자의 개념으로 PM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PM은 기관의 전체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지방공기업 평가의 경우에는 지표별로 평가를 하는데, 지표별 평가위원은 총괄반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별 평가의 과정과 지표별 평가의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방공기업 평가 과정은 매트릭스(matrix)형 평가라고 명명할 수 있다.
서면평가와 면담평가의 2단계 평가
평가위원의 평가는 크게 2단계로 이루어진다. 첫 단계는 기관이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근거한 서면평가다. 서면평가는 기관의 실적보고서 입력이나 평가위원의 평가도 정보시스템인 EMS(Evaluation system)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제시한 자료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평가 과정에서 근거 자료가 부족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여 2단계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 단계는 현지 실사 평가를 실시한다. 직접 기관을 방문하여 기관의 분위기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관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특정 장소를 정해 평가위원은 모이고, 기관 실무자는 기관에 있으면서 비대면으로 토론을 진행하였다. 현재는 비대면 토론방식의 진행 방식이 과도기 상태지만 오히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향후 이러한 방식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이러한 면담 방식은 보고서에 근거한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매우 소중한 평가의 과정이다. 나아가 상호 토론의 과정에서 평가위원의 전문성이 기관에 전달되는 컨설팅의 기능도 일부 하고 있다.
진지한 이의신청의 환류
국가공기업이든 지방공기업이든 평가위원의 평가서가 작성되면 기관의 환류를 받기 위해 이의신청의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지방공기업의 경우에 훨씬 다양하고 세밀하게 기관들의 이의신청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다른 기관의 성과 실적에 대한 이의신청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공기업과 달리 평가 비용을 피평가 기관이 부담하는 지방공기업의 경우에 평가에 대한 소유권(ownership)이 강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이의신청에 대해 1차적으로 평가원의 전문위원이 검토를 하고, 그 다음에 총괄반에서 종합적으로 심의하여 결정한다. 필요하면 이의신청을 한 기관에서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의신청 과정은 평가결과에 대한 기관의 수용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된다. 한편 세밀한 현장의 쟁점들이 부각되어 평가 매뉴얼의 품질이 제고되는 학습의 계기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고객을 위한 매트릭스 방식의 보고서 체계
판사가 판결로 존재감을 나타내듯이 평가위원은 평가보고서로 존재감을 나타낸다. 보고서의 품질은 매우 중요하다. 지방공기업평가 보고서는 다양한 고객을 고려하여 매우 자세하게 작성되고 있다.
첫째, 기관을 위한 기관별 평가의견이 있다. 이 보고서에는 기관별로 지표에 근거하여 평가 내용이 자세히 작성되어 있다. 기관의 관점에서 지표별로 평가를 할 뿐만 아니라, 기관 전체의 관점에서 실시하는 총괄 평가의 내용도 중요하게 작성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PM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국회나 고객을 위해 지표별 중심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예컨대 ‘사회적 가치’라는 항목에 대해 기관 유형별로 특징을 추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고서를 통해 기관별 상호 비교를 할 수 있고, 특히 5년 정도의 시계열 분석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앞에서 평가위원의 평가가 매트릭스 관점에서 구성한 결과처럼 보고서도 매트릭스 관점에서 발간되고 있다. 기관 단위의 평가위원 보고서와 지표 단위의 평가위원 보고서의 2원적 구조로 작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평가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경영평가 스코어카드를 별도로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기관별・지표별 점수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보고서다. 기관의 실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역할과 중요성 부각
이번 국가 공공기관 평가의 오류 과정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지방공기업 평가는 우수했다고 생각한다. 국가 공공기관 평가는 매년 평가단을 구성하고 정부와 평가단이 계약을 하지만, 지방공기업은 평가원이라는 안정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예측 가능성이 제고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국가 공기업 평가는 1984년 시작되었고, 지방공기업 평가는 1992년 ‘재단법인 지방자치경영협회’에서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2년 ‘한국자치경영평가원’, 2011년 ‘경영지도법인 지방공기업평가원’, 2016년 ‘지방공기업평가원’으로 거듭나면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지방공기업평가원은 교육, 컨설팅, 투자타당성 심사 등의 역할도 하고 있어 평가의 품질을 제고할 수 있는 부가 기능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지방공기업과 관련해 종합적인 서비스 기능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평가와 관련해서도 자체적으로 박사 인력이 구성되어 있어 책임성과 전문성이 담보된다.
성과평가는 미래를 위한 성과 관리의 과정
지방공기업평가원은 전문적인 기관으로서 IT에 기반한 평가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영평가가 성과를 제고하는 과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감사는 과거의 자료를 가지고 과거의 관점에서 ‘일벌백계(一罰百戒: 하나를 벌하여 백 명을 경계한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평가는 미래의 관점에서 컨설팅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일회성 평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환류되어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평가 결과의 DB를 구축・공개하여 다양한 연구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공기업 평가의 고객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다면 평가 서비스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함께 파트너십의 마인드로 협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열려 있어야 한다. 개관성・전문성과 더불어 투명성의 가치가 향상될 때 우리의 성과 평가제도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것이다.
이미지
이미지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공기업경영평가단 단장
youtube

(우) 06647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30길 12-6 (지번) 서초동 1552-13

Copyright(c) Evaluation Institute of Regional Public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