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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올해처럼 꽃피는 봄이 어서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 적 있을까. 예기치 못한 신종 바이러스가 전국을 덮쳐 불안한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이때, 우리가 품을 수 있는 희망은 오직 ‘꽃피는 봄이 오면, 그때가 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란 바람 하나뿐이다. 봄이 오면 꼭 찾고 싶은 그곳, 벚꽃과 남산으로 대표되는 경주의 봄을 통해 우리의 희망을 마주한다.

추효정
사진출처 경주시 관광자원 영상이미지(www.gyeongjuimage.or.kr)
경주 벚꽃의 해피엔딩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지역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실정이다. 경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벚꽃축제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에 깊은 아쉬움을 채울 뿐이다. 그래도 어찌하랴.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때가 되면 분홍빛 꽃망울은 터질 것이고 꽃구경 나서는 발걸음이 분주해지는 때는 오리라. 경주 벚꽃은 전역에서 볼 수 있어 특별하다. 경주 시내에서 가장 먼저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해 보문호와 불국사가 차례로 벚꽃 행렬의 뒤를 잇는다.
경주 벚꽃길 중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은 경주 시내에 자리한 흥무로다. 몇 해전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아름드리 왕벚나무가 터널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흥무로는 사실 흥무대왕 김유신장군의 묘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주 시내에서 서천교를 건너 서천을 따라 김유신장군묘까지 이어진 길로 약 1km 남짓 벚꽃을 따라 이어지는 길 끝에 김유신장군묘를 만날 수 있다. 김춘추, 선덕여왕과 함께 통일신라의 주역으로 활약한 김유신장군의 묘 아래 흩날리는 벚꽃 잎이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는 곳이다.
꽃을 흔히 삶에 비유한다.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이 우리네 인생과 닮아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주 짧은 시간 활짝 피었다 사라져버리는 벚꽃은 그래서 더 우리에게 소중한 꽃이다. 기후의 영향으로 점차 짧아지는 봄날의 순간들처럼 말이다. 소중한 벚꽃풍경이 이번엔 보문호수의 둘레길인 보문호반길을 감싼다. 대한민국1호 관광단지인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는 도로마다 산책길마다 벚꽃이 만발한다. 특히 보문관광단지 내 작은 연못과 정자가 마련된 보문정이 명소로 꼽힌다. 연못 양쪽에 수양버드나무처럼 꽃 가지가 길게 늘어진 독특한 수양벚꽃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경주 벚꽃의 마무리는 불국사다. 벚꽃이 아니라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을, 신라건축기술을, 불교미술을 보기 위해 찾는 불국사는 경주에서 벚꽃이 가장 늦게 만개하는 장소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경내로 향하는 진입로 양쪽에 자리한 벚나무들이 경주 벚꽃의 대미를 장식한다. 벚꽃동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꽃놀이명소’, ‘겹벚꽃’이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는다. 꽃잎이 여러 겹으로 피는 겹벚꽃은 육안상 보통 벚꽃보다 잎이 큰 편이라 일명 ‘왕벚꽃’이라고도 불린다. 신라시대 최고의 건축 기법과 최고의 노력, 최고의 정성으로 ‘부처님의 나라’ 불국사를 건설했던 옛 기운이 탐스러운 분홍빛 물결에 닿아 비로소 경주 벚꽃의 해피엔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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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라벌 남쪽에 솟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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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어디에서나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주 시내는 물론 불국사 가는 길에, 황룡사지와 보문사 가는 길에도 남산은 멋들어진 위용을 뽐낸다. 서라벌 남쪽에 솟은 산이라는 뜻에 ‘남산’이라 이름 붙여졌는데, 금오봉(468m)과 고위봉(494m)의 두 봉오리에서 뻗어 내려오는 40여개의 계곡과 산줄기로 이루어진 산이다. 그 옛날 신라인들에게 남산은 ‘신’과 같았다. 신처럼 모시며 산에 자리한 계곡과 바위, 나무 모두에 제각기 의미를 부여하고 믿음을 나타냈다. 옛 신라인의 숨결을 느끼고 발자취를 따라 걷는 ‘남산탐방길’은 경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신라 태동의 성지 서남산과 미륵골, 탑골, 부처골 등의 수많은 돌 속에 묻힌 부처가 있는 동남산으로 구분된다. ‘경주를 제대로 보려면 남산에 올라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경주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산이 아니라 문화다. 신라시대 문화 유물이 살아 있는 경주 남산은 자연은 물론 그것과 함께 조화를 이룬 문화가 아름다운 풍광을 완성한다. 산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적 문화유적이 자그마치 694점이다. 왕릉 13기, 산성터 4개소, 절터 150개소, 불상 129체, 탑 99기, 석등 22기, 연화대 19점 등의 문화유적이 남아있는데, 이 중 국보 1점을 비롯해 총 48점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2000년 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산 전체가 자연유산도 아닌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전례라 할 수 있다. 1500년 전 신라시대에도 그랬고, 지금도 남산은 경주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전신임이 분명하다.
남산의 백미는 ‘삼릉에서 용장까지’ 코스다. 배동 석조여래삼존불입상에서 시작하여 산기슭을 따라 삼릉을 답사하고, 냉골(삼릉계곡)을 따라 금오산 정상을 거쳐 용장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이 과정은 등산의 재미를 배가 시켜주는 흥미로운 문화 유적 답사를 겸할 수 있는 데다 신라시대의 석불을 시대적으로 모두 만날 수 있는 신라 석불의 보고이기도 하다. 신라 불교 미술은 동남산 산책으로 달랜다. 동남산 자락에 위치한 주요 유적을 돌아보며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전성기까지 신라 불교 미술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한국적 아름다움과 자비가 가득한 보리사 석불좌상, 9m 높이의 사면 바위에 탑과 불상 등을 새긴 불무사 부처바위, 바위에 아치형 감실을 파고 앉은 부처골 감실석불좌상이 있다.
시민을 행복하게,
경주시시설관리공단
경주에 자리한 체육시설과 관광휴양시설, 주차시설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공 시설물들을 효율적으로 운영 및 관리하고 있는 경주시시설관리공단. 경주시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서 건강도시육성, 명품관광도시 이미지 구축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경주를 만들어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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