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지난호보기 E-Book
감정노동자를 보호해 줄
지방공공기관 정책개발의 필요성
사업장은 근로자가 하루 중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는 장소로, 이제는 근로자의 사전예방적 건강 증진과 건강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세팅으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근로자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감정노동의 증가는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근로자의 정신건강 위해요인 증가라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이에 대한 체계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지
감정노동의 개념과 보호법
“감정노동이란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주로 고객을 직접 응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친절함을 드러내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에 해당하는 노동 형태다. 자신의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 일이 업무의 40% 이상이라면 감정노동에 해당하며, 이런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을 감정노동자라 부른다. 서비스직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에서도 인간관계나 권력관계로 인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감정노동을 오랫동안 수행하게 되면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Smile Mask Syndrome)이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등 우울증을 동반한 심리적·정서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정신질환이나 심각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다1).”

감정노동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온라인상에서도 밈(meme)과 짤 등의 영상을 통해 갑질과 괴롭힘의 형태로 감정노동을 당하는 사례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2018년 10월 18일부터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시행되었으며, 2021년 4월 13일에 개정된 본 법조항에는 제3자의 폭언과 폭행으로부터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강화하였다. 아울러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과태료와 벌금 등이 부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
사업주는 주로 고객을 직접 대면하거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 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하면서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하여 고객의 폭언, 폭행, 그 밖에 적정 범위를 벗어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이하 이 조에서 “폭언 등”이라 한다)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개정 2021. 4. 13.>
필요한 조치 의무 위반 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
사업주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으로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현저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개정 2021. 4. 13.>

근로자는 사업주에게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사업주는 근로자의 요구를 이유로 해고 또는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21. 4. 13.>
불이익 조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산업안전보건법 제170조)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교사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교육환경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아파하고 있다. 비단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교사들만일까? 코로나19 시기에는 의료계 종사자들이, 특히 간호사들이 태움 문화로 고통받는 것이 이슈화되었다. 사회 곳곳에서 감정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 감정노동자들 중에는 공기업에 종사하며 고객들의 온갖 괴롭힘과 폭언에 방치되어 있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지방공공기관은 400여 개에 달하며 지자체 출자·출연기관까지 합하면 1천여 개가 넘는다. 거기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만 5만여 명에 달한다. 이러한 공공기관들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도를 평가받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기관들은 CS(Customer Service)를 넘어 CCM(Customer Centered Management) 교육과 관련 인증 획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고객접점근로자는 보다 빠른 민원처리를 위해 고군분투 (孤軍奮鬪)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해 줄 장치는 매우 미흡하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으로 일컬어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2018년 시행된 이후 관련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노동자가 직접 자료를 모으고 고객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공공기관의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감정노동자와 고객들은 한 동네 커뮤니티에 속해 오랜 기간 함께 알아온 사이일뿐더러, 고객을 상대로 고발을 한 이후에 발생하는 2차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예컨대 “누가 누구를 고발했다.”라는 소문이 일터에 순식간에 번지고, 갑질이나 괴롭힘의 주체인 고객과 함께 이용한 고객들이 작은 흠집 하나라도 찾아서 민원을 제기할 것이다. 그리고 기관장을 찾거나 지자체 담당자 또는 지자체장을 찾아 더욱더 심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은 과장이 아니라 지방공공기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보이는 사실이다.
이미지
감정노동자를 위한 정책개발의 필요성과 방안
그렇다면 이러한 감정노동자를 과연 법으로 보호해 줄 수 있을 것인가? 감정노동으로 신체적인 질병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지방공공기관은 어떠한 조치를 해줄 수 있을 것인가?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시설로 인사이동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감정노동자인 시설의 안내데스크 직원 또는 프로그램 담당자를 여러 시설 중 다른 시설로 인사이동을 시켜주는 것이 제일 쉬운 해결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는 고객들을 마주보는 순간 극도의 고통을 겪는 사례가 많다.

A라는 업장에서 받았던 고통이 B라는 업장으로 옮겨진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수의 지방공공기관이 매뉴얼에 따라 감정노동 평가조사를 실시하고 심리상담 등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형식적이지만 이러한 기업들은 매우 감정노동 관리가 양호한 지방공공기관으로 분류될 것이다. 하지만 관련법에는 이보다 더 적극적인 기관들의 후속조치 지원을 적시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41조(제3자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발생 등에 대한 조치) 법 제41조제2항에서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란 다음 각 호의 조치 중 필요한 조치를 말한다. <개정 2021. 10. 14.>
1.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2. 「근로기준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휴게시간의 연장
3. 법 제41조제2항에 따른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관련 치료 및 상담 지원
4. ‌관할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증거물·증거서류를 제출하는 등 법 제41조제2항에 따른 폭언 등으로 인한 고소, 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을 하는 데 필요한 지원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1조(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사업주는 법 제41조제1항에 따라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해야 한다.
1.법 제41조제1항에 따른 폭언 등을 하지 않도록 요청하는 문구 게시 또는 음성 안내
2. 고객과의 문제 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 등을 포함하는 고객응대업무 매뉴얼 마련
3. 제2호에 따른 고객응대업무 매뉴얼의 내용 및 건강장해 예방 관련 교육 실시
4. ‌그 밖에 법 제41조제1항에 따른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
이러한 아주 기본적인 법적 조치들 외에 앞으로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지방공공기관에 대한 정책개발을 주도하고 지원을 해줄 필요성이 있다. 보다 구체적인 상황별 지원정책을 지방공공기관들이 개발하여 시행할 수 있도록 경영평가 지표를 신설하는 것도 손쉬운 방안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갑질과 괴롭힘을 일삼는 고객들에 대해 시설이용 제한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소위 말해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라 불리는 진상고객과 시설운영을 방해하는 등 고객접점근로자들이 고객응대 매뉴얼대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대처방안을 마련해 줄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관련법상 질병으로 인정된 경우 유급휴가 등을 통해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다. 대다수의 감정노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들이 동료가 나의 부재 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것을 우려하여 고통을 견디며 일하고 있으며, 질병이 커지는 경우에는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제34조제3항 관련)
4. 신경정신계 질병
바.업무와 관련하여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사.업무와 관련하여 고객 등으로부터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또는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적응장애 또는 우울병 에피소드
13.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발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질병이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전국의 수만 명의 지방공공기관과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감정노동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즐겁게 본인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개발된다면 고객만족도는 따라서 높아질 것이다. 관련법에 따른 정부 방침이나 지자체의 강력한 악성민원 대응방안 등을 통해 대행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지방공공기관들의 감정노동자가 제대로 숨을 쉬며 고객응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미지
1) 다음백과(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d233), 2023.9.13.옮김.
이미지
박성호
의왕도시공사
생활체육처장·정치학 박사
youtube

(우) 06647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30길 12-6 (지번) 서초동 1552-13

Copyright(c) Evaluation Institute of Regional Public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