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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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청년인재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미래를 설계하다
로컬 기반 청년 주도 일감 연계 플랫폼
‘경북살이 청년실험실’
(재)경상북도경제진흥원
(재)경상북도경제진흥원(원장 송경창, 이하 진흥원)이 2017년부터 기획·운영하고 있는 「도시청년시골파견제」는 지역성에 기반한 청년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로컬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청·바·지(청년이 바꾸는 지방)’라는 슬로건하에 본래 사업 취지와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청년들과의 직접 소통은 지금까지 행정영역에서 도전하지 않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청년일자리 실험을 만들어냈다. 지역 청년인재의 경제활동과 경력개발을 돕는 청년 주도 일감 플랫폼인 ‘경북살이 청년실험실’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변화된 노동인식과 유연한 노동시장을 연결시키고 있어 지역 청년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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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청년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의 필요성
현재 지역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도권으로의 지역 청년 유출이다.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는 오랜 기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여전히 지역의 ‘노동현장’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지 않다. 지역사회와 노동현장의 변화 속도만큼 청년들이 생각하는 노동인식 또한 빠른 속도로 변화해 왔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자기계발과 개인적인 성장의 추구’, ‘비전통적 경력 경로의 수용’, ‘워라밸 중시’ 등 저마다의 가치관에 따라 과거와는 전혀 다른 노동인식 속에서 자신의 경제활동 방향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흔히 청년들은 취업이나 진학 때문에 지역을 떠난다는 것이 통설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경험한 30대 청년들에게는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화적·심리적 요인이 지역에서 청년을 밀어내는 부분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 지역기업이나 지자체는 속수무책이 되고 있으며, 이것은 오늘날 대부분의 지방도시의 공통된 문제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는 현실 청년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그들이 표방하는 일의 정의는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하여, 지역사회와 산업 현장과의 접점을 어떤 식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지 깊은 고민과 빠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하는 방식의 대전환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의 일하는 방식은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었고, 이에 따라 프리랜서 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기업에서도 직접고용 대신 외부인재를 활용하는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재 활용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황의 변화는 지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마주할 노동시장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들이 선택하게 될 경제활동 및 경력개발 방식 등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일과 삶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꿈꾸는 청년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화와 인터넷 플랫폼의 발달로 과거에는 비정규직과 임시직으로 평가되었던 일들이 긱 경제라는 새로운 형태로 등장했으며, 시대상황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오늘날의 청년들은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사람과 임시 계약을 맺고 일하는 방식에 이미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긱 경제는 디지털 노마드 삶의 방식과 맞물려 청년들이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경상북도와 진흥원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청년들이 새로운 일자리 형태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경북살이 청년실험실)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긱 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청년들이 변화된 노동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청년인재 일감교류 커뮤니티 플랫폼
‘경북살이 청년실험실’
경상북도와 진흥원은 청년이 경북에 살아보며 창업 등 경제활동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 지역 내 로컬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경북살이 청년실험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핵심은 각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세부 프로그램이 프로그램 참여 청년들의 경제활동과 경력개발을 돕는 ‘청년 주도 지역 기반 일감연계 플랫폼’을 구현해 내는 것이다. 경상북도와 경북경제진흥원은 각 실험실(청년단체)의 미션 수행과정을 통해 ‘청년들은 지역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경력을 개발하고 관리해 나가는지’, ‘지역의 산업과는 어떤 연계성을 가지고 활동영역을 확장해 나가는지’, ‘청년들이 지역에서 원하는 일의 형태는 무엇인지’를 관찰하고자 하였다.

2023년 시범사업은 청년실험실(청년단체) 3개소에 운영비(프로그램 운영, 공간구성 등) 3억 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지역사회 및 청년들이 기대하는 일감연계 형태에 대해 요구분석, 프로그램 디자인, 설계, 실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 전반을 시스템화하게 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도출될 성과를 지표화하여 제시하게 하였다.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되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3개 실험실의 콘셉트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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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다프의 교육프로그램 운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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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디랩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모습
① (영주) 로컬다이닝 프로젝트, 로다프
주로 산악지형이 많은 경상북도 북부권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창업자들은 농산물 가공이나 유통, 요식업 등 제한된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다. F&B분야의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로다프’는 10년 이상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며 유명 대기업과 수없이 작업한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청년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로다프’에서는 단·장기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을 알아보고 F&B분야의 창업 가능성을 시험(나만의 레시피 팝업스토어 프로그램 등)해 보거나 실제 창업을 위한 코칭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부터는 로컬푸드 전문가 양성프로그램을 비롯해 푸드스타일리스트 현장도우미 파견 서비스 등을 계획 중에 있다.
② (경산) 프리한 디자이너들의 실험실, 프리디랩
디자인 전공자들로 팀을 이뤄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프리디랩’은 기업(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프로젝트 기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디자이너 역량 강화 및 디자이너 간 연대 및 협업 강화를 위한 세미나, 포럼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감연계 결과물을 팝업스토어 또는 전시회 프로그램 등과 연계하여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 강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부터는 디자이너 직접고용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디자인 정기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③ (성주) 농(N)잡러가 만들어가는 소풍마을 실험실
‘소풍마을 실험실’은 전체 인구수가 3천 명을 조금 웃도는 작은 시골마을(성주군 벽진면)에 17년 이상 방치된 옛 목장 부지를 연간 8만 명이 찾아오는 지역의 명소로 만든 이력 보유 청년대표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소풍마을 실험실에서는 농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체화시키는 원포인트 레슨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성공률 높은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참여 프리랜서들이 한 달에 한번 공동으로 ‘소풍데이’라는 축제를 기획하고, 소풍데이에서 자신이 만든 상품 및 서비스를 고객검증을 통해 구체화시켜 나가면서 창업의 실패율을 줄여나가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옛 목장 부지에서 진행되는 소풍데이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직접판매를 통해 프리랜서들이 일감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① 긱 경제(Gig Economy) 영역에 대한 세심한 정책 마련: ‘(경산) 프리디랩’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감연계 형태로서, 현재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권리 보호 등 특별한 방편 없이 시장경제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사례들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에는 모니터링 내용들을 정책으로 어떻게 연결시키면 좋을지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지역의 많은 청년들은 공감하고 있다.
② 다중직업활동(Multi-jobbing)에 대한 지지 및 로컬 기반 경력개발 지원방안 연구: 다중직업 활동은 ‘(성주) 소풍마을’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활동 형태로서,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이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일감을 연계시키는 형태이다. 그동안 이러한 형태의 경력개발은 전문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이에 대한 지지기반이 부족했고,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어떻게 경력으로 승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 프로그램 참여 청년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③ 세련된 시장 밸리데이션(Market validation) 및 다양하고 유연한 직접판매(Direct Selling) 접근방식 지원: ‘(영주) 로컬다이닝 프로젝트’와 ‘(성주) 소풍마을’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감연계 형태로서 프리랜서가 만들어 낸 제품과 서비스를 실제 시장환경에서 테스트하는 과정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제공하는 일감연계 형태이다. 일반적인 플리마켓과는 운영방식과 내용, 목적 등이 다르다는 점에서 보다 세련된 시장 밸리데이션 및 다양하고 유연한 직접판매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참여자 및 지역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있다.
HR관점에서의 도전과 준비
사업착수 6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성과와 효과성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경북살이 청년실험실」을 소개하는 이유는 수치화된 성과나 효과성보다도 사업 수행 과정에서 크고 강한 메시지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에 대한 사실 전달과 그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청년실험실의 경우 청년이라는 대상 자체에 집중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도록 장시간 집중하였고, 그들의 생각이 펼쳐질 수 있도록 행정 프레임을 최소화하여 스케치 단계부터 청년이 직접 상상하여 실현할 수 있도록 조력하였다. 지금도 각 실험실에서는 지역사회가 새롭게 그려나가야 할 인구정책과 청년정책, 경제정책(일자리정책)에 필요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생산해 내는 등 또 다른 차원의 성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진흥원은 인구문제로 야기된 지역사회의 연쇄적 문제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모든 문제는 지역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1선에서 청년 인재들과 ‘밀당’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진흥원은 지역 청년에게 수없이 반복적인 프러포즈를 보냈고, 이번에 보낸 N번째 프러포즈(경북살이 청년실험실)는 우리 사회가 어떤 도전과 준비를 해야 할지 의미 있는 대답을 듣게 된 플랫폼이다. 청년 인재를 향한 진흥원의 N번째 프러포즈는 지역의 문제상황이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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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마을 소풍데이 행사준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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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살이 청년실험실 발대식(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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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재)경상북도경제진흥원
청년경제지원팀 과장·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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