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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
일급비급서
“리더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정의하고 이루어 나가는 것”
리더가 아니었을 때 잘나가던 내가 리더가 된 이후 왜 무능해지는 것일까? 그 이유는 첫째, 일반 직무역량과 리더십역량은 다르다. 신임 리더는 자신의 성과를 올리는 직무역량을 버리고 조직을 관리하고 이끄는 리더십 역량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직위, 직책에 오르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업무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미래의 수행역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이왕 리더가 된 거, 인정받는 리더이고 싶다.

한명훈(《언택트 리더십 상영관》 작가)  사진 TMDB,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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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 종합세트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신임 리더에게 필요한 리더십 종합세트와 같다. 처음 왕이 된 후 점차 스스로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신임 리더가 갖추어야 할 매우 실질적인 솔루션을 알려준다. 왕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 왕이 된 남자, 광해를 만나보자!
광해군 8년. 붕당정치와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으로 혼란은 극에 달했다. 왕 광해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로 이성을 잃어가며 점점 폭군이 되어간다. 위협과 두려움에 하루하루 지친 광해는 자신을 대신할 대역을 찾을 것을 도승지 허균에게 지시하고, 허균은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궁으로 끌려간 하선은 광해의 대역을 맡게 되고, 말투부터 걸음걸이, 나라를 다스리는 법까지 왕 노릇을 시작한다. 왕이 아닌 티를 팍팍 내던 처음과 달리 차츰 시간이 지나자 제법 왕의 모습을 찾아가는 하선. 폭군 광해와는 달리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왕의 모습에 궁궐은 조금씩 미동하고, 왕의 대역인 하선은 점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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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모습을 갖추다 가짜 왕이 ‘진짜 왕’이 되어가다
많이 편찮으신 겁니까?
당분간 네가 대역을 해줘야겠다.
당분간이라 하시면… 염려할 것 없다,
그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될 것이야.
도피한 진짜 왕을 대신하여 왕 노릇을 하는 초기에는 도승지 허균의 가르침에 따라 걸음걸이와 말투에 집중하며, 대신들과 나라의 종사를 논하는 자리에서 “경의 뜻대로 하시오”, “다음, 들라 하라”만 반복한다. 그렇게 대역 ‘알바’를 하던 하선에게 중요한 변화가 찾아온다. 탐관오리들이 가득한 궁정을 바꾸려는 의지가 안개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동법을 통과시키고, 실리외교를 추진하는 진짜 왕 노릇을 하는 것이다. 하선은 왕의 자리에서 왕의 연기를 하며 점점 백성의 지아비가 되어간다.
영화에서 하선의 내적·외적 변화를 보면 하선이 광대에서 왕으로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설프기만 하던 하선의 말투와 태도가 조금씩 왕과 닮아가는 모습을 관찰한 상선은 그를 진짜 왕으로 바라보는 느낌을 받으며 전과 다르게 왕처럼 그를 모신다. 또한, 역모로 잡혀 온 처남의 모함을 해결하고, 아끼는 궁녀 사월이에게 마지막 왕 노릇으로 전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돕겠다고 말한다. 사대부의 명분을 늘어놓으며 명나라에 보낼 조공을 아낌없이 전하자는 대신들에게 하선은 ‘진짜 왕’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태도가 전부다’라는 말은 리더의 태도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리더가 되어간다는 것은 목소리, 말투, 걸음걸이, 표정, 자세, 옷차림 등 외적 변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스로 변화하려는 내적 성숙은 진지함, 자신감, 매너를 갖추고 주변을 배려하는 진정성을 갖춘 리더십을 장착시켜 준다.
임금이라면,
백성들이 지아비라 부르는 왕이라면,
빼앗고,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내 그들을 살려야겠소.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갑절 백갑절은 더 소중하오.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비법 하선은 어떻게 사월이와 도부장의 마음을 얻었는가?
왕의 식사 시간. 수라상에 다양한 음식과 함께 팥죽이 놓여 있다. 하선은 팥죽을 맛있게 먹으며 “이 팥죽 누가 만들었느냐?”라고 질문하고 팥죽을 만든 사람이 궁녀 사월이임을 확인한다. 하선은 팥죽을 맛나게 끓여준 궁녀에게 즉시 인정과 감사를 전한다. 하선은 야참을 내온 사월이에게 궁에 들어온 사연을 듣고, 가족과 이별한 아픈 사연을 함께 공감하며 자신의 왕 노릇이 끝나기 전에 가족을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한다. 왕의 진심에 감동한 사월이는 후에 왕을 독살하려는 음모를 알고 자신이 대신 독이 든 음식을 먹으며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하선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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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에게 가짜일지 몰라도 나에겐 진짜 왕이다.
왕 대역을 하던 하선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세상을 속여도 내 눈을 속일 순 없다.” 바로 왕의 호위무사 도부장에게 들킨 것이다. 칼을 들이대며 하선을 죽이려 하는 찰나 중전의 도움으로 하선이 가짜 왕이라는 오해를 풀게 된다. 도부장은 그 자리에서 자결하려 하지만 하선이 저지하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도부장을 불러 위로한다. “살아 있어야 팥죽도 맛난 것, 기억하거라. 이 칼은 날 위해서만 뽑거라.” 하선의 위로에 감동한 도부장은 가짜 왕으로 밝혀진 하선을 끝까지 지키며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하선은 두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었을까? 하선은 사월이가 만든 팥죽이 맛있다며 바로 대면한 자리에서 이름을 확인하며 인정을 한다. 이름을 물어본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한상궁에게 면박을 주지 않고 다시 사월이를 향해 “그러면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라며 다시 확인한다. 자신의 이름을 먼저 말한 한상궁에게 바로 면박을 주지 않는 것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그리고 야참을 내온 사월이의 사연을 궁금해하며 가족이 헤어져야 했던 아픈 사연을 듣고 “이런 X 같은”이라는 왕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며 사월이 눈높이에 맞춘 진심공감을 한다. 이후 사월이에게 가족을 찾아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사월이는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하선을 위해 죽음으로 마음에 보답한다. 하선은 자신을 죽이려 한 도부장의 자결을 막으며 그를 질책하고 벌을 주기보다는 그의 충정을 이해하며 하선 자신만을 위해서 칼을 쓰도록 하라며 위로하고 그를 인정한다. 질책보다 위로와 인정을 받은 도부장은 훗날 하선이 가짜 왕으로 밝혀져 도망갈 때 그를 끝까지 지키며 목숨으로 보답한다.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비결은 ‘관심關心’과 ‘진심眞心’이다.
기억하자! 사월이의 마음을 얻은 시작은 네 이름이 무엇이냐’ 이름을 불렀을 때부터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다양한 스킬이 아니다.
무엇이 하선을 광대 왕에서 진짜 왕으로 변하게 만들었을까?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다듬어지는 것이다.
무엇이 하선을 변하게 만들었을까? 허균이 시키는 대로 짭짤한 보수를 받으며 허수아비 왕 노릇만 하면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왕 노릇을 하는 광대 하선은 자신에게 왕의 권한을 주고 진짜 왕의 역할을 한다.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자는 대신들에게 거침없이 백성을 살려야겠다고 말하고,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어가는 사월이를 버선발로 뛰쳐나가 안고 어의를 향해 달린다. 버선발 의미는 ‘부모의 마음’을 상징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버선발이라도 뛰어 달린다. 버선발로 사월이를 안고 달리는 모습을 본 도부장은 후에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확인하고 하선을 위해 죽음을 맞이한다. 궁녀 사월이를 진심으로 대하는 하선의 리더다움에 도부장은 하선의 사람이 된 것이다. 죽어가는 사월이를 품에 안으며 사월이를 독살시킨 자를 잡아오라고 명한다.
어서 말해보거라, 사월아!
내가 왕이다.
누가 너에게 독약을 주었느냐?
이 장면은 하선이 진짜 왕으로 변화하는 중요한 과정을 담고 있다. 하선이 광대 왕이 아닌 진짜 왕으로 자신에게 권한을 준 것이다. 즉, 왕으로서의 ‘자기선언’을 한 것이다. 리더는 주어진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정의하고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광대 하선이 천민에서 왕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리더가 되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백성을 위했고, 신하를 진심으로 섬겼으며, 신하가 섬기는 왕이었다. 영화는 질문한다. 천민에서 왕이 된 하선의 이야기를 통해 신임 리더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이 무엇인가?
난 왕이 되고 싶소이다.
하지만
나 살자고 누군갈 죽여야 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난 싫소.
진짜 왕이 그런 거라면…
내 꿈은 내가 꾸겠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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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리더는 온갖 사연과 만나 깎이고 깎여서 다듬어지는 것이다.
인정하자! 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까 기다려주자! 나도 리더는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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