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2025. Summer

포커스 3

프롭테크:
지방 빈집 문제 해결을 통한
지역재생 활성화

디지털 기술로 지역 공동체 복원

지방 중소도시와 농산어촌이 빈집으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은 지방의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방치된 빈집은 안전과 미관을 해치며 지역 쇠퇴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ICT 기반 부동산 기술인 ‘프롭테크(PropTech)’가 빈집 문제 해결과 지역재생의 새로운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는 지방의 빈집을 다시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적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기술은 공간을 되살리고,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프롭테크 기반 지역재생 해법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방 중소도시와 농산어촌 지역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빈집이 방치되며 지역사회의 활력을 저해하고 도시 미관과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방의 빈집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의 쇠퇴, 공동체 붕괴, 도시 기능의 상실 등 복합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ICT 기반의 부동산 기술인 ‘프롭테크(PropTech)’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프롭테크를 활용한 지방 빈집 문제 해결과 지역재생 활성화에 대해 알아본다.

지방의 빈집 문제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층의 도시 유출, 지역 경제의 침체가 맞물린 결과다. 통계청 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3년 12월 기준 전국 빈집은 153만 5,000호로 전체 주택의 7.9%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가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 주택의 30% 이상이 빈집인 경우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빈집은 흉물로 전락하여 범죄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화재 및 붕괴 사고의 위험을 유발하며, 지역 주민의 정주 의욕 저하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공공서비스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해당 주택 한 채에 그치지 않고, 마을 단위의 공동체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된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부동산의 탐색, 거래, 관리, 리노베이션 등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기술 및 산업을 지칭한다. 주요 기술 요소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디지털 트윈, 증강현실(AR) 등이 있다.

예를 들어, AI 알고리즘은 대규모 부동산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역별 수요 예측, 투자 가치 평가, 리모델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디지털 트윈은 가상의 공간에 실물 건축물을 구현하여 리노베이션 전후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며, 특히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의 빈집 관리와 활용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롭테크 활용 방안

프롭테크를 통한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 활용 방안은 기존의 빈집 문제 해결 방식과는 달리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활용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빈집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실시간 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드론, 위성사진, IoT 센서 등을 활용한 빈집 현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플랫폼에 등록함으로써 빈집의 위치, 소유주, 건물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행정적 관리뿐 아니라 민간 투자자,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 등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더불어 GIS(지리정보시스템) 기반 지도와 연동된 시각화 도구를 통해 빈집 밀집지역, 우선 정비대상 지역 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둘째, AI 기반 활용 가능성 분석 및 매칭 플랫폼 구축이다. AI 알고리즘은 빈집의 상태, 주변 교통망, 상권, 인프라, 사회지표 등을 종합 분석하여 해당 부동산의 활용 가능성, 수익성, 사회적 파급력을 평가한다. 이 결과는 귀촌 희망자, 청년 창업가, 문화예술단체 등에 맞춤형으로 제공되며, 수요자와 빈집 공급자의 스마트한 매칭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기존의 중개 방식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방 빈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셋째, 디지털 트윈과 가상 리노베이션 시뮬레이션 구축과 활용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빈집을 3차원 가상공간에 구현한 뒤 다양한 리노베이션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잠재 투자자나 정책 입안자는 비용, 디자인, 에너지 효율, 지역 정체성 반영 여부 등을 검토할 수 있으며, 리노베이션 이후의 공간 활용 방식도 사전에 체험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리노베이션 실패를 방지하고, 지역 주민의 참여를 촉진하는 장점이 있다.

넷째, 지역재생과 커뮤니티 회복의 연결고리 역할이다. 빈집 활용을 통한 지역재생은 물리적 공간의 정비를 넘어서 공동체의 재구성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프롭테크 기술을 활용하여 커뮤니티 센터, 마을 공유주택, 청년 창업공간, 예술촌 등으로 빈집을 전환할 경우 지역 주민 간의 상호작용과 유대가 강화된다. 지역 고유의 역사 문화 자산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기능을 더하는 방식은 지역 정체성 회복과 외부 인구 유입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청년층이 거주와 일자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창업 복합 공간은 지방 청년층의 이탈을 막고 자립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국내외 프롭테크 활용 모델 분석

프롭테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술 주도의 일방적 방식이 아닌,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재생 모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협의체를 통해 빈집 활용 방안을 주민 스스로 기획하고, 리노베이션 과정에 참여하며, 운영까지 공동체 단위로 수행하는 것이다. 프롭테크는 이러한 주민 참여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 지역 주민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역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활용 모델도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주도 빈집 리노베이션 프로젝트가 지역 관광자원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국내 및 해외에서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프롭테크 기반 빈집 활용 사례들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각 사례는 기술 활용 방식과 적용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롭테크를 활용한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외 사례들은 도심과 지방의 빈집 등으로 지역적 구분 없이 빈집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서부터 중개, 활용 프로젝트 실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활용 기술 또한 GIS, 클라우드, 플랫폼, 빅데이터, 블록체인, 매핑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적용 효과는 행정 효율성 향상은 물론, 청년 창업 공간 활용, 임대주택 전환, 빈집의 관광 자원화와 공공 공간 확보 등으로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표 1.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롭테크 활용 방안

주제 핵심 내용 적용 기술 또는 정책 기대 효과
빈집 데이터 관리 시스템 드론·IoT로 빈집 실태 데이터 수집 및 시각화 GIS 지도, 클라우드 플랫폼 빈집 위치 및 상태 실시간 파악, 민간 활용 가능
AI 기반 활용 분석 및 매칭 AI로 수익성, 사회적 가치 분석 및 맞춤형 매칭 AI 매칭 플랫폼 귀촌자, 창업가 등과 빈집 간 스마트 연결
디지털 트윈 리노베이션 3D 가상공간에서 리모델링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도구 비용 절감, 주민 참여, 실패 리스크 감소
지역 재생과 커뮤니티 회복 빈집 → 공유공간, 창업공간 등으로 재생 프롭테크 + 지역문화 요소 결합 공동체 유대 강화, 외부 인구 유입

표 2. 프롭테크를 활용한 빈집 문제 해결 사례: 국내외 활용 현황

구분 국가 사례명 / 지역 주요 내용 활용 기술 적용 효과
국내 한국 전라북도 임실군
‘스마트 빈집관리 시스템’
임실군은 드론과 IoT 센서를 활용해 관내 빈집 500여 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관리 드론, IoT, GIS, 클라우드 행정 효율성 증가, 리모델링 우선순위 선정 가능
서울 성동구
‘빈집 플랫폼 서비스’
빈집 정보를 공개하고 리모델링·임대 등을 지원하는 주민 참여형 빈집 공유 플랫폼 운영 GIS,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정보공개 청년 창업 공간 및 임대주택으로 전환, 주민 수요 연결
해외 일본 마츠다 마치
‘아키야 뱅크(Akiya Bank)’
지역 내 빈집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이주 희망자에게 공개 및 중개 웹 플랫폼, 오픈데이터, 주민 매칭 시스템 외부 이주자 유입, 지역 고령화 대응 성공사례
교토시
‘빈집 리노베이션을 통한 예술가 유입’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공방으로 운영 디지털 설계도구, 지역 주도형 리노베이션 지역문화 활성화, 관광 자원화
미국 디트로이트
‘Loveland Technologies’
방치 주택 데이터를 수집하고 GIS 기반으로 시각화해 빈집 경매 및 활용 지원 GIS, 빅데이터, 모바일 앱 민간 투자 유치, 도시재생 기반 조성
영국 Spacehive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주민이 빈집 활용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온라인으로 자금을 모집해 실행 플랫폼, 블록체인 기반 펀딩, 커뮤니티 매핑 주민 주도 프로젝트 증가, 공공 공간 재구성

프롭테크는 빈집 문제를 단순한
공간 정비가 아닌 지역 공동체 재생의
디지털 해법으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도구다.
기술과 주민 참여가 결합될 때,
지방 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 방안

프롭테크 기반의 빈집 활용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재정적, 행정적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빈집 관련 공공데이터의 개방과 표준화가 필요하며, 민간기업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실증 프로젝트를 허용하고, 프롭테크 기업과 지자체 간의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이 요구된다.

셋째, 빈집 리모델링에 참여하는 민간 및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세제 혜택,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넷째, 주민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지역 사회 조직과 연계된 협치 모델을 통해 지역 맞춤형 정책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의 빈집 문제는 단순한 주거공간의 공백을 넘어 사회 구조적 도전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절실하다. 프롭테크는 정보 비대칭 해소, 공간 활용 효율화, 주민 참여 촉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재생의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술과 사람, 그리고 공동체가 조화를 이루는 방식의 지역재생 모델은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기업, 지역 주민이 함께 협력하여 기술 기반의 스마트한 지역재생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주택·도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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