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2025. Summer

리더십 노트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존 맥스웰

조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 리더의 진심에서 비롯된다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제도나 기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며, 그 중심에는 ‘영향력’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존재한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권한이나 직급이 아니라 리더의 태도와 신뢰가 곧 리더십의 본질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지방공공기관은 지역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조직인 만큼 구성원과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느냐가 기관 운영의 성패를 가른다. 변화하는 행정 환경 속에서 리더의 진심 어린 영향력이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공공기관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글. 편집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리더십의 새로운 과제

오늘날 조직은 위기와 변화를 일상처럼 겪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직 구성원은 ‘성과’보다 ‘회복’을 먼저 필요로 하게 되었다. 소진된 감정, 무너진 관계, 변화에 대한 피로감 속에서 리더는 구성원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심리적 지지자’로 나서야 한다.

지방공공기관의 리더는 업무 조율자나 성과 관리자이기 이전에 조직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숨 쉴 틈’을 마련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구성원의 감정을 인정하고,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공감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리더의 새로운 임무다.

리더의 말 한마디, 리더의 결정 하나가 구성원의 일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이다. 조직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혁신이 아니라, 리더 한 사람의 ‘인간적인 진심’일 수 있다.

공공성·투명성 시대, 리더는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나

지방공공기관의 운영 특성상 행정의 연속성과 공공서비스의 안정성이 중요한 가치로 작동한다. 그러나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때로는 ‘변화 저항’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리더십의 진정한 역할이 요구된다. 조직을 혁신의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의 영향력, 즉 타인의 사고와 행동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절실하다.

어느 지방개발공사의 한 신임 사장은 부임 직후 매주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아침 차담회’를 도입했다. 형식적인 회의가 아닌, 매주 한 부서를 직접 찾아가 커피 한 잔을 함께하며 고민을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이 프로그램은 빠르게 조직 내 신뢰를 얻었고, 직원 제안 건수는 1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는 “직원들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말보다 경청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리더의 영향력은 곧 ‘경청과 실천’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출처: 한국행정연구원 『공공부문 조직문화 진단 보고서』(2023)
그림 1. 지방공공기관 리더십의 조직문화 개선 효과
출처: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공공기관 조직신뢰지수 조사』(2022)
그림 2. 공공조직 구성원의
리더에 대한 신뢰도 요인

‘지방이전 조직’의 한계를 넘어선 공감 리더십

실제 한 지방공공기관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며 심각한 조직 내 이탈과 분열을 겪었다. 직원 절반 이상이 퇴사 의사를 밝혔고, 지방 정착에 대한 불안감은 조직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이때 새로 부임한 기관장은 다음의 세 가지 리더십 전략을 시행했다.

  • ① 투명한 소통: 매주 ‘실시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직원 의견을 수렴했다. 내용은 직원 게시판에 공개돼 누구나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 ② 작은 실천 약속: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제안을 ‘작은 약속’으로 만들어 즉시 실행했다. ‘수면실 설치’, ‘통근버스 확대’와 같은 작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조직에 신뢰를 가져왔다.
  • ③ 가족 동반 이주 지원: 직원들의 가족 정착을 돕기 위한 이주 정착금 제도와 지역 학교와의 연계를 추진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1년 만에 조직 만족도를 63%에서 87%로 끌어올렸고, 이직률도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리더의 영향력이 조직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위에서 아래가 아닌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

2022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일을 다시 만들자’를 주제로 전면적인 업무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변화의 첫걸음을 뗐다. 이 과정은 단순히 업무매뉴얼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를 바꾸는 시도’였다. 특히 모든 직원이 직접 참여하여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고, 불필요한 절차를 걷어냈다.

이런 변화를 이끈 건 이사장이나 원장의 권위가 아니었다. 전 직원이 함께 정리한 ‘나의 일 다시 쓰기’ 보고서,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만들어지면서 조직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무자 중심의 소통 구조가 자리 잡았고, 조직의 중심축도 위가 아니라 ‘현장’으로 옮겨졌다.

이제 구성원들은 ‘이건 예전부터 이랬어’ 대신 ‘왜 그렇게 해야 하지?’라고 질문하기 시작했고, 리더는 그 질문에 함께 답을 찾는 동료가 되었다. 직위가 아니라 ‘함께 바꾸자’는 공감과 실천의 태도가 조직을 바꾼 셈이다.

리더십은 ‘실행력’이 아니라 ‘신뢰력’에서 시작된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보다는 ‘따뜻한 동행자’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시대다. 직원들은 리더의 말보다 ‘행동’에서 신뢰를 느끼며, 리더의 지시보다는 ‘공감’에서 따를 동기를 찾는다. 리더가 직접 현장을 찾고, 말없이 도와주며, 실패해도 함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 조직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실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인 B복지재단은 조직 내 세대 갈등과 부서 간 불협화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에 신임 원장은 ‘원장실 오픈데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매주 1시간씩 누구든지 예약 없이 방문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대화 주제는 사적 고민부터 업무 제안까지 다양했다. 이 제도는 6개월 만에 직원들의 참여율 80%를 기록했으며, 조직 내 불만 접수 건수는 1/3 수준으로 줄었다.

존 맥스웰은 “리더십은 능력이 아니라 ‘믿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결국 조직문화는 리더의 태도에서 시작되며, 영향력은 ‘신뢰’라는 토양 위에 뿌리내린다.

제도보다 사람, 시스템보다 신뢰를 보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오늘날, 제도나 시스템만으로는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공공기관의 리더는 정책 추진자이기 이전에 ‘신뢰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다음은 지방공공기관 리더가 실천할 수 있는 영향력 기반 리더십 전략이다.

  • ① 공감형 커뮤니케이션: 회의보다 대화, 지시보다 경청하라!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요약해 되짚어주는 리더의 태도가 공감을 확산시킨다.
  • ② 실현 가능한 약속: 크고 거창한 약속보다 현실 가능한 실천을 먼저 실행하라! 작지만 실행할 수 있는 변화는 조직 전체에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 ③ 인정과 감사의 문화: 성과보다 노력, 결과보다 의도를 인정하라! 사소한 격려 한 마디가 조직 전체에 긍정의 영향력을 퍼뜨릴 수 있다.
  • ④ 실패를 함께 책임지는 자세: 실패를 구성원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함께 복기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과정이 리더의 영향력을 강화한다.

영향력 있는 리더가 조직을 바꾼다

리더십의 본질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며, 그 시작은 ‘신뢰’에서 비롯된다. 지방공공기관의 리더는 지역 주민과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때문에 ‘리더십의 힘’은 곧 ‘조직의 힘’이며,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존 맥스웰의 말처럼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진리는 오늘날 지방공공기관 리더에게 더욱 절실한 메시지다. 조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법도 제도도 아닌, 바로 ‘사람의 진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리더는 성과보다
회복과 공감을 우선해야 한다.
지방공공기관 리더는 경청과 실천을 통해
신뢰를 쌓고, 구성원 중심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조직을 움직이는 힘은 제도보다
사람의 진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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