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2025. Summer

혁신 우수사례 1

부산형 지역관광추진조직
‘모디(MODI)’의 도전과 혁신 모두가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부산형 DMO 모델

부산관광공사

부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원도심 노후화, 빈집 방치, 청년 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체류형·지역 밀착형 관광이 중요해지면서 지역 고유 문화와 자원을 활용한 로컬 관광의 중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무장애 관광 환경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부산관광공사(사장 이정실, 이하 공사)는 주민, 상인, 청년, 복지 관계자, 관광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부산형 지역관광추진조직 ‘모디(모두의 여행을 디자인하다)’를 출범해 현장 중심 협의체와 네트워크 기반 사업 모델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글. 김규봉(부산관광공사 관광사업팀 매니저)

부산관광공사 지역관광추진조직 모디의 추진 배경 및 필요성

초고령사회 진입·최다 빈집·청년 유출 전국 특별·광역시

2023년 기준 부산시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3%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며, 이는 전국 평균보다 3~4년 빠른 수준이다. 2000년대 이후 청년 인구의 급격한 유출과 저출산 문제가 동시에 심화되면서 빈집 증가와 도시 고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관광도시 부산에 있어 일자리 부족, 서비스 품질 저하, 체류형 콘텐츠 부족의 문제로 이어져 부산을 찾는 많은 내·외국인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부산은 ‘글로벌허브도시’ 정책 실현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재정비하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자유 참여 지역 플랫폼 전환과 자발적 협력 구축 필요

인구 감소와 무장애 관광정책의 미비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산관광공사는 2020년 지역관광추진조직 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모디’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며 지역 이해관계자가 사업의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관광을 중심으로 한 부산의 열린 관광, 무장애 정책 부족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한 ‘포용 관광’ 사업을 기획했다.

‘포용 관광’은 관광 약자의 지속적인 증가에 대응하여 누구나 균등하게 여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고,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해 전문가들이 실제 여행 가능한 상품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부산 내 17개 복지관과 23개 관광시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9개의 거버넌스 조직과 협력하여 지역 관광 현안을 해결해왔다. 지금까지 총 133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누구나 조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자율성과 현장 중심의 소통·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자발적인 협력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지역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통한 현안 해결 방안 발굴 및 실행

도시재생과 인구정책 연계, 빈집 활용 ‘모디하우스’ 추진

이 사업은 도시 내 유휴공간과 빈집 문제를 단순 정비에 그치지 않고 ‘관광·정주·복지’의 ‘융합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 사례로 부산 중구 원도심 지역에 조성된 ‘모디하우스’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된 지역에 청년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이 장기 또는 단기 체류할 수 있도록 빈집을 리모델링해 숙박 공간으로 활용한 사업이다. 전년도 기준 모디하우스 이용객은 644명, 총매출액은 2,759만 원에 달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관광 소비를 지역경제와 연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는 이를 더욱 확장해 ‘도심 속 마을 호텔’ 조성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모디하우스 조성 전 사진
모디하우스 조성 후 사진
부산형 포용 관광, 무장애 관광의 선도적 추진

‘모디’는 관광 약자(장애인, 고령화, 다문화 가정 등)도 차별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현장 조사와 당사자 참여형 사업을 기반으로 추진되었다. 복지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도출했으며, 시설과 콘텐츠를 보유한 민간 전문가들과도 협력해 정보 접근성 개선과 상품 이용 편의성에 집중한 공동 실행 체계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총 3,300여 명의 관광 약자가 여행에 참여했으며, 대표적인 사례로는 ▲시각장애인 250명이 함께한 자갈치 크루즈 여행, ▲발달장애인 250명이 참여한 스카이라인 루지 체험(민간기업과 예산 매칭), ▲장애인 110명의 생애 첫 워터파크 여행 등이 있다. 현재도 복지관 예산과 매칭하여 당사자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포용 관광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입간판 경사로 설치로 관광약자 무장애 환경 조성

관광 약자, 특히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지역 내 접근성과 관광 편의성 개선을 위해 ‘입간판 경사로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음식점이나 카페 앞에 흔히 놓이는 상업용 입간판을 필요 시 휠체어 사용자 등을 위한 이동형 경사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인도 점용 문제, 설치에 대한 법적 제약, 상인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한 혁신적 방식이다.

2040 청년층 장애인·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누누서포터즈’가 지역 내 당사자 수요 기반의 핫플레이스를 모니터링하고, 접근이 어려운 점포를 발굴해 설치 대상을 선정했다. 설치 이후에도 이용자 중심의 모니터링을 통해 실효성을 높였으며, 관련 정보는 ‘부산 무장애 관광 홈페이지’, ‘윌체어’, ‘모디 웹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현재 부산 5개 구에 21개 점포에 설치를 완료했으며, 28호점까지 발굴되었다. 일부는 폐업 등으로 회수되었지만, 지속적인 현장 관리를 통해 사업 유지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누구나 불편 없이 지역 상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하고,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광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누누서포터즈 발대식
입간판경사로 활동사진
공공-민간-주민의 수평적 거버넌스와 예산 매칭 모델

기존의 행정 중심 일방향 지원이나 자문 형태의 협의체와 달리 ‘모디’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네트워크형 협의체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참여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을 조성하여 협의체 내부에서 서로가 상생하며 자생적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부산관광공사는 이 협의체에서 단순한 ‘예산 지원자’를 넘어, 민간·공공·복지기관과 지역 주민 간 협력의 ‘가교이자 촉진자’로서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주체들이 예산 기획 및 매칭 등 사업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으며, 연간 60회 이상의 정기 및 비정기 회의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모디 부산 플랫폼’을 운영하며 연간 15,000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정보를 연결하고 협의체 의견을 반영한 프로모션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억 7,305만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예산 의존도를 낮춘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확보 및 사업 확산 기반 마련

‘모디’의 첫 시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공모사업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의 사업이었다. 5개년 국·시비 매칭사업으로, 사업 종료 후에는 각 DMO가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 과제였다. 부산형 DMO인 ‘모디’는 협의체와 함께 지속가능하고 사업 확장이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공모사업 종료 후에도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디’ 사업은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공공, 민간, 지역 주민의 공동체 역량을 결집해 자생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지자체 정책과 연계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타 지역에 선도적인 성공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지역관광추진조직(DMO) 도입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역 이해관계자들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역량을 모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사업을 함께 이끌었고,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모두의 성과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협의체 운영이 주도적인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는 지역 관광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부산관광공사는 앞으로도 ‘모디’ 거버넌스의 사무국으로서 민관복지 간 협력을 이끄는 촉진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부산이 ‘글로벌허브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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