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2025. Summer

HR 강좌

조직 내 갈등,
회피보다 전환이 해법이다

지방공공기관의 갈등 관리 전략

지방공공기관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 갈등은 단순한 의견 충돌을 넘어 조직문화와 업무 효율성,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갈등을 외면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협력적 분위기로 전환하는 것이 조직의 건강성과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본 기고에서는 갈등의 의미와 유형, 실제 사례를 통해 지방공공기관이 갈등을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과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갈등의 의미와 동향

갈등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상태
  • 두 가지 이상의 상반하는 요구나 욕구, 기회, 또는 목표에 직면하였을 때, 선택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거나 그런 상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갈등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조직의 골칫거리’, ‘대화의 단절’, ‘시간이 해결해 준다’, ‘승자 아니면 패자밖에 없다’는 인식으로 가능한 갈등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기업 현장의 회의를 생각해 보자. 회의할 때 적극적으로 갈등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경영진도 그런 사람을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에 쟁점을 제기하는 것을 자제하게 된다.”, “평가 때도 묘하게 편견으로 작용해서 역량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괜히 아는 체하며, 쓸데없이 남의 일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직장 생활하면서 적 만들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 등등의 뒷이야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고 리더와 구성원이 갈등을 회피하고 온정적 자세를 취하면 회사는 어떻게 될까? 회사 내 좋은 것이 좋다는 문화가 형성되고, 아닌 것을 알면서도 반대하지 않아 실패 또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열린 토론과 철저한 실행이 만드는 강한 조직문화

최근 많은 기업이 실패를 장려하고, 협력적 갈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갈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갈등은 ‘새로운 안정을 위한 과정이다.’, ‘대부분 관리가 가능하다.’, ‘대인관계에 도움이 된다.’, ‘변화를 위한 동기부여 요인이다.’라는 인식으로 갈등의 긍정적 기능을 공개적으로 논의한다. 구성원의 자발적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대안 도출을 가능하게 한다. 갈등 관리를 통해 억압된 정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가져간다.

갈등 관리를 통해 회의의 효과성을 올리는 기업은 리더와 구성원이 데이터와 팩트를 무기로 치열하게 논쟁한다. 의심이 들면 하나에서 열까지 확인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회의 운영 원칙을 정해 갈등을 대립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간다.

  • 참석자는 회의 주제에 대해 전문 지식이 있고,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제한한다.
  • 사전에 자료를 공유하여 미리 내용을 숙지토록 한다.
  • 회의 시작 전 자료 숙지 시간을 부여하여 인식의 수준을 높인다.
  • 참석자는 반드시 한번 이상 의무적으로 발언한다.
  • 회의를 시작하면 반드시 결론을 낸다.
  • 회의록은 회의 후 3시간 이내에 작성하여 공유한다.

임직원 모두가 정서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조직의 창의성과 협력성이 극대화된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에 대해 한 방향으로 단결하여 집요하게 실행하는 조직과 직원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회사의 원천이다. 이런 문화가 구축될 때 조직은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

조직 내 갈등 사례

퇴근 후 잔업이나 힘든 일, 그리고 반드시 누군가 해야 하는 공동의 업무에는 항상 빠지는 직원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직원에게 중요하고 급한 일이 몰리게 되었다. 급하다는 이유로 복사 업무를 부탁하면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조직 내 갈등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사업의 특성, 비전과 전략, 조직 구조, 근무 환경,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자체, 사람 간 관계, 변화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개인의 관심과 성향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갈등의 유형도 협력형, 대립형, 회피형, 타협형, 양보형 등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일과 관계를 중심으로 한 갈등 사례를 조직 관리자와 직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많이 나타난다.

먼저 직원 입장에서 생각하는 갈등 고민 사례다.
  • 사전 예고 없이 4시경 금일 6시 반 회식이라며 상사가 말한다.
  • 꼭 말끝에 요즘 젊은 직원은 주인의식이 없다고 한다.
  • 다들 남아 야근을 하는데, 정시 퇴근을 한다고 직무에 대한 열정이 없다고 한다.
  • 내 일도 아닌데, 타 부서 업무 요청에 협조하라고 한다.
  •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서의 직원에게도 인사해야만 하는가?
  • 초과 근무 수당도 없는데, 꼭 퇴근 임박하여 일을 지시한다.
  • 청바지 입고 출근했다고 한마디 들었다. 복장과 일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 조직 내 보이지 않는 규제가 너무 심하다.   
  • 착하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린다
  • 평생직장은 없다. 이곳에서는 역량을 쌓고 더 좋은 곳으로 가게끔 한다.
이에 반해 리더 입장에서 생각한 갈등 고민 사례다.
  • 말을 함부로 하여 직원 간 불화로 조직 내 분란을 야기하는 직원
  • 열정이 부족하고 실행에 대한 집요함이 매우 떨어지는 직원
  • 자신의 업무에만 몰두하고 팀이나 동료의 업무에는 무관심한 직원
  • 무슨 일만 있으면 그만두겠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정작 퇴직은 하지 않는 직원
  • 팀원에 비해 직무 역량이 떨어지며 배우려 하지 않고 불평불만만 토로하는 직원
  • 시키는 일만 한다는 식의 소통이 되지 않는 직원
  • 아무리 방법을 알려줘도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직원
  • 신뢰가 되지 않는 직원
  •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면서 목표 달성이 안 되는 직원
  •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상급자나 외부 기관에 투서하는 직원

조직 갈등 예방과 효율적 관리

조직 내 갈등을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세대나 직책에 따라 사람을 단정짓기보다는 개인의 성향과 역량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리더와 직원, MZ세대와 기성세대를 단순히 나이와 직위로 구분하는 것은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고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 실제로 MZ세대 중에도 상냥하고 적극적이며 배려심이 많은 사람, 열정적이고 이타적인 성과 지향형 인재, 네트워크를 넓게 구축하고 소통을 즐기는 사람 등 다양한 특성이 공존한다. 이처럼 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세대 일반화는 조직 내 오해를 낳기 쉬우며, ‘직원’ 혹은 ‘MZ세대’라는 집단적 특성만으로는 그들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직책이나 세대의 특성보다는 개별 개인의 특성과 갈등 원인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다. 누구나 싫어하고 거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불공정한 일이다. 일의 모습, 방향, 틀을 알려 주지 않고 무조건 해내라는 지시, 성과도 없는 직원이 높은 평가와 보상을 받는 현실, 상사에게는 고개 숙이고 직원들에게는 고함지르는 리더, 업무 외 시간의 모임에 원하지 않는 일이 연장되는 것 등 예전에 우리도 다 겪은 일이라는 식의 언행에서 갈등이 일어나며 저항하는 것이다. 

이제는 각 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조건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직 생활에 필요한 공통의 강점과 장점을 키워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조직은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모습과 전략,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연도별·월별 로드맵에 따라 체계적으로 성과를 창출한다. 개인 역시 중장기 방향과 전략, 실행 계획을 세워 내년도 목표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등을 협력으로 전환하는 4가지 핵심 원칙

갈등은 불가피한 조직 내 현상이지만,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협력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 위해 다음의 네 가지 요소가 핵심이다.

첫째, 가장 중요한 원천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임직원 모두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이 조직문화에 자리 잡아야 한다.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은 소통과 혁신의 출발점이다.

둘째, 상호 신뢰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서로를 믿고 존중할 때 신뢰가 형성된다. 단, 충분한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아 조직과 동료에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구성원 전체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신뢰는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셋째, 일의 의미와 영향에 대한 내재화와 체질화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 일이 회사와 더 나아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동기를 부여하고 몰입도를 높인다. 일이 즐겁고 성장의 기회가 될 때 갈등은 대립이 아니라 자극이 되어 조직과 구성원을 더 강하게 만든다.

넷째,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다.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타인의 관점을 수용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상대방이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일의 파급효과와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고, 함께 해결책을 논의하려는 집단적 노력이 조직의 성숙도를 높인다. 혼자 해결하려는 태도보다는 집단의 지혜를 활용하려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홍석환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