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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와 대중교통
‘대중교통의 위생과 방역’
장기 플랜 세워라
코로나19가 지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이미 수십만 명이 사망했지만 그 끝을 아무도 모른다. 질병이 1~2년 내에 내에 마무리 될 것이란 희망적인 예측부터 10년 혹은 더 이상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예측도 있다. 예기치 않은 질병으로 거의 모든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운송산업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직격탄에서 예외는 아니다. 바이러스 발병 후 국내선 항공은 60~65%, 국제선 항공은 95% 이상 감소하였고 시외버스는 60~70%, 시내버스는 30~35% 이상 감소하였다. 과거에도 사스(SARS), 메르스(MERS)가 발생해 운송업에 큰 타격을 준적이 있지만 그 타격이 이 정도로 심각한 적은 없었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은 코로나 발생 아주 초기단계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코로나19 대응팀을 구성해 운송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정책방안을 강구해왔다. 본 글은 대응팀의 연구결과 중 육상 대중교통 부문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교통수단 이용객 감소현황
이용객 감소추이는 바이러스 발병 전인 1월 3주 차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하였지만 단거리 통행보다는 장거리 통행의 감소폭이 큰 것이 특징이다. 감소율은 교통수단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항공-시외버스-도시버스(철도) 순이다. 항공의 경우 국제선은 95% 이상 감소하였고 국내선은 60~ 65%가 감소하였다. 육상교통수단의 경우 시외교통수단의 감소폭이 크다. 시외교통수단인 고속버스와 일반 시외버스는 60~70% 감소했고, 시내교통수단인 도시철도, 시내버스, 택시는 30~40% 감소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메르스 사태와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수치이다. 메르스는 2015년 5월에 시작하여 12월 23일 종식될 때까지 7개월 동안 38명이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다. 메르스 발생 3개월 동안 고속버스와 일반시외버스는 8~9%의 이용객 감소를 보였으며, 국내항공과 국제항공은 각각 3.6%, 1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가늠 할 수 없는 것도 큰 문제이다. 코로나 발병 후 3개월이 경과함에도 이용객은 회복될 기미가 전혀 없다.
[ 코로나19 전후 이용객 비교결과 ]
구분 전국 지역 간
(단위: 만 통행)
수도권 지역 내
(단위: 만 통행)
항공
(단위: 만 통행)
고속도로
교통량
(만 대)
고속
버스
시외
버스
택시 일반
버스
도시
철도
국내 국제 전체
1월3주차
(12~18)
12.6 21.9 115.4 1,011.20 797 9.3 26.5 35.8 441.3
2월1주차
(2~8)
8.7 16.9 104.3 892.5 665.7 5 17.8 22.8 409.1
1월3주차
대비
-30.80% -22.70% -9.60% -11.70% -16.50% -46.00% -32.80% -36.20% -7.30%
2월2주차
(9~15)
9.6 17.6 107.4 909.9 691.9 5.4 14.2 19.6 425
1월3주차
대비
-24.40% -19.70% -6.90% -10.00% -13.20% -41.80% -46.50% -45.30% -3.70%
2월3주차
(16~22)
9.1 16.3 107.1 892.8 674.6 6.5 12.3 18.8 407.8
1월3주차
대비
-27.90% -25.70% -7.20% -11.70% -15.40% -29.70% -53.60% -47.40% -7.60%
2월4주차
(23~29)
4.9 8.8 82.1 678.4 504.6 4.1 9.3 13.4 366.6
1월3주차
대비
-61.50% -59.70% -28.90% -32.90% -36.70% -56.00% -64.90% -62.60% -16.90%
3월1주차
(1~7)
3.9 7.3 78.9 646.6 468.1 3.4 4.2 7.6 371.3
1월3주차
대비
-69.00% -66.40% -31.70% -36.10% -41.30% -63.00% -84.30% -78.80% -15.90%
3월2주차
(8~14)
4.5 7.8 83 663.7 483 3.6 2 5.6 392.9
1월3주차
대비
-64.50% -64.50% -28.10% -34.40% -39.40% -60.70% -92.50% -84.30% -11.00%
3월3주차
(15~21)
4.8 8.1 83.7 694.5 512.9 3.8 1.6 5.4 400
1월3주차
대비
-62.30% -63.10% -27.50% -31.30% -35.60% -59.10% -94.10% -85.00% -9.40%
3월4주차
(22~28)
5 8.1 707.1 84 528.4 3.5 1.1 4.6 441.8
1월3주차
대비
-60.50% -62.80% -30.10% -27.20% -33.70% -62.30% -95.70% -87.10% 0.10%
4월1주차
(3.29~4.4)
5.1 8.1 716.2 84.8 536.3 3.2 0.8 4 425
1월3주차
대비
-59.70% -62.80% -29.20% -26.50% -32.70% -65.40% -97.00% -88.80% -3.60%
당분간 운송산업의 어려움 예상해야
운송산업은 이용자가 낸 요금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다. 이용객이 줄어들면 줄어든 만큼 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벤처나 스타트업의 경우 대박을 낳는 경우도 있지만 운송산업은 구조상 많은 이윤을 남기는 사업이 아니다.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다른 산업에 비하여 요금이나 서비스 질에 대해 정부나 시민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기 때문이다. 준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는 6개 대도시와 제주도의 경우에도 원가산정에 기반하여 2~3%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외·고속버스는 60~70%, 시내버스는 30~40% 감소하는 등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었으니 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대중교통의 흔들림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버스운행 감축에서부터 휴업 등 다양한 일들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금 당장은 차입금 등을 이용하여 막을 수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선택지는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버스준공영제 미시행 지자체의 경우 당장은 어떻게 넘어가겠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 운행 및 인력감축이 급격히 이루어질 것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는 지자체(7대도시, 제주도)의 경우는 상황이 좀 나은 편이나 재원이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노사 및 노정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택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택시의 경우 수입이 대폭 감소하여 일정 수준의 운송수입이 보장되어야 시행 가능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정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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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우선,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이 붕괴되지 않도록 생명줄을 지켜줘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긴급 지원 기금을 마련하면 좋겠으나 이것이 안 된다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직·간접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 또한 버스업체가 승객 감소에 탄력적으로 대응토록 관련 규정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현행 운수사업법은 승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운행횟수와 대수를 20~4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평균 이용객 감소폭이 60~70%, 지역에 따라 90% 이상 감소한 현실에는 충분한 대응책이 되지 못한다. 현지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규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위기 극복에 다 함께 동참해야
업체도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기존 전염병과는 결이 크게 다르다. 피해의 규모도 훨씬 크고 지속기간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적이다. 민영으로 운영되는 버스뿐 아니라 준공영제를 채택 중인 서울·부산 등 6대 도시의 버스업체들도 비용 절감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용객 감소에 따른 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이미 책정된 준공영제 예산은 8~9월이면 고갈될 수 있다. 업체는 추경 등을 통한 정부의 경영손실 지원에 막연한 기대를 걸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쓰나미를 겪으면서 더 급한 곳의 재정수요가 폭증할 가능성이 크다.
끝으로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에 ‘대중교통의 위생과 방역’이라는 새롭고도 커다란 문제를 던졌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전염병이 생길 때마다 운송업은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아진 건 별로 없다. 이번 기회에 단계별 대응 매뉴얼, 방역재원 분담구조, 경영손실 회피를 위한 기금조성 등 향후에 닥칠 전염병에 대한 큰 틀의 대응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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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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