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정책은 단순한 공급 목표를 넘어 시장 안정과 구조적 문제 해결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 민간 의존 구조, 행정절차 지연, 재원 한계 등 기존 공급 체계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정립과 함께 사업 추진 구조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
새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방안」 과 수도권 주택공급의 특성
새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 호, 연간 27만 호의 주택을 신규 착공함으로써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주택 공급부족 우려 심리를 조기에 불식시키고,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수요를 안정시키고자
긴급히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였다.
여기에서는 ① 수도권의 공공택지에 충분한 주택을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고 사업 절차에 따른 지연 요소를 개선시키는 것과 함께, ② 주거 선호도가 높은 도심에 노후시설·유휴부지를 활용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촉진, ③ 민간 주택사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대폭 개선 및 신속 공급모델 도입, ④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수요 관리를 내실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즉, 공공이
주도하여 시장에 신속히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과열된 주택 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거 수도권 내의 주택은 분양실적을 기준으로 10년간 총 152만여 호가 공급되었으나, 이 중 20%만이 LH 등의 국가공기업과 SH, IH, GH 등의 지방공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공급되었다. 이마저도
연평균 주택공급 호수는 3만 호 수준으로, 연간 주택공급 목표 호수인 27만 호 목표의 10%에 불과하다. 이처럼 과거부터 수도권의 주택공급 대부분은 민간 건설사에 의존해 온 것이 현실이며, 더욱이 최근 건설물가의
급상승 현상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인해 최근 5년간 수도권의 주택공급 실적은 과거 대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의 노력만으로 연간 27만 호의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과거 10년간 수도권 주택건설실적통계(공동주택)
참조 :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안정적 주택공급 실현을 위한 방안
수도권에 있어 단기간에 연간 27만 호의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맞은 적절한 기능과 역할이 배분되어야 할 것이다. 우선, 공공은 종전과 같이 주택공급의 비중이 큰 민간 건설사가 주택건설사업을 원활히
시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택지를 조기에 공급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이는 민간에서 택지 공급사업과 같은 조성사업을 시행하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으므로, 공공이 택지조성과 기반시설을 신속히 제공해 줌으로써
민간이 원활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둘째로, 공공은 공공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통한 도시 내의 주택공급사업 추진을 축소 혹은 중단하고, 신속한 공공택지 공급과 신규 공공주택 공급에 집중하는 형태로의 사업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일반적으로 채산성 확보를 위해 용적률 상향이 이루어짐에 따라 종전 도심지 내에 추가적인 주택공급이 이루어짐으로써 매우 효과적인 주택공급의 방식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실제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추진으로 인해
주택이 일시적으로 다수가 멸실되는 것에 더해 종전 거주자가 동시에 인접한 주택으로 이주함에 따라 추가적인 주택수요를 발생시키게 된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단기간에 도시 내의 주택 공급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문제를 가져오게 된다. 더욱이, 이러한 공공의 적극적인 재개발·재건축사업 참여로 인해 일시적으로 많은 사업이 추진될 경우 도시 내의 심각한 주택 부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은 공공이 아닌
민간 스스로에 의해 순차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공공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방공기업이 통상 공공주택 공급에 소요되는 기간은 부지조성에서 주택 분양까지 짧게는 8년에서 길게는 15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업 추진과정을
들여다보면, 실제 설계 및 시공에 소요되는 기간이 6년~7년인데, 이를 제외한 대부분은 인허가 절차 수행, 관계기관 협의 및 심의 등 행정적 절차를 수행하는 것이 차지하고 있다. 즉, 신속한 주택공급을 통한 국민
주거 안정화와 주택 시장 안정화라는 공공의 목표를 모두가 공감하고 있음에도 행정업무 수행과정에서는 이러한 점이 고려되지 않고 있어 제도적 보완과 공공기관 간의 협력을 통한 행정절차의 간소화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공공기관간의 역할 배분이 필요하다. 최근 다수의 기초지자체 지방공기업은 토지 및 주택공급 목적으로 지방공단에서 지방공사로 전환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나, 실제 전환 목적에 맞는
자체적 사업을 시행한 기관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토지 등 조성사업의 경우 사업 초기 많은 자금이 필요하여 통상적으로 기채(공사채)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게 되나, 기초 지자체 지방공사의 경우는 낮은 자본력으로 인해
택지조성과 같은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는 사업에 있어 자체자금 투입 혹은 많은 양의 기채발행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한편, 주택 등 건설사업의 경우는 사업기간이 비교적 짧고, 분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자금회수가 빠르고, 간혹 참여 시공사가 사업비 일부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낮은 기초 지자체 지방공사도 주택공급사업에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하는
택지공급의 역할은 자본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LH 혹은 광역단위의 개발공사가 주도하고, 해당 택지의 일부분에는 기초지자체 지방공사가 주택을 건설하게 하는 형태로 역할을 분담할 경우 보다 신속한 주택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표 1. 지방공기업의 사업별 추진절차 및 소요기간
신속한 주택공급 실현을 위한 지원방안
앞에서 언급한 대로,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서는 주택 건설을 위한 원활한 택지공급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타당성 검토에서는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검토 기간을 크게 단축하여 타당성 검토로 인해
사업추진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사업추진과정에서 사업비가 30% 이상 증가되거나 사업추진과정에서 행정적 절차 등으로 인해 4년 이상 사업지연 및 보류된 경우 타당성 재검토 요건에 해당되게 되는데,
이 경우 타당성 검토기간을 대폭 단축하여 수행함으로써 재검토에 따른 사업추진이 지체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타당성 검토 면제 사유에 대한 내부적 검토를 통해 타당성 검토 면제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지방공기업에 권고하여 해당사업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신속한 주택공급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둘째로는 타당성 검토 사전상담제도를 통해 사업계획의 부적정 혹은 오류 등으로 인해 사업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과도한 개발행위와 행정절차상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하도록
하여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로는 공공기관 간 사업추진에 대한 정보공유의 창과 중계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노하우 및 사례를 상호 공유·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과거 10년간 수도권의 연간 최대 주택공급실적은 2016년의 23.3만 호가 최대 실적이었다. 당시 기준금리는 1.25%~1.75%로 현재보다 약 1%p가 낮았으며, 건설물가 또한 현재보다 안정화되어 있었다.
이처럼 주택공급을 위한 조건 대부분이 현재 상황보다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주택공급목표인 27만 호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주택공급 실적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나타나게 되는데, 현재 주택공급에 관련된 지표는 여러 면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매년 27만 호의 주택을 2030년까지 공급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목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렇지만, 공공이 주도하여 이러한 불리한 조건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현 정부가 주택공급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택시장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조기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 본다.

정성환
지방공기업평가원
투자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