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지방소멸 위기와 새로운 기회
인구감소와 경제 활력 저하로 대표되는 지방소멸 위기는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지역만의 고유한 자원과 가치를 활용한 새로운 발전 가능성이 존재한다. 본 장에서는 지방소멸의 실상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지방공공기관의 역할과 경험경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오늘날 한국의 지방은 인구 감소와 경제 활력 저하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른바 ‘지방소멸론’이 공공 담론을 지배하며 국가 균형발전에 암울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멸 위기 속에서도 지역에는 여전히 기회가 존재한다. 충남 금산의 인삼, 보성의 녹차, 이천의 도자기, 양평의 친환경 농업과 같이 지역만의 고유한 자원이 존재하며, 이를 활용할 잠재력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 자원을 단순히 1차 산업(생산), 2차
산업(가공), 3차 산업(서비스·유통)이라는 전통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그 가치를 충분히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역 자원을 통합적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경험경제’를 제안한다. 경험경제는 상품과 서비스를 넘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핵심 가치로 제공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이 글은 경험경제의 개념과 특성을 살펴보고, 이것이 지역발전에 갖는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한다. 특히 경험경제가 지닌 ‘장소 기반적’ 특성과 ‘복제 불가능성’이 지역의 고유한 경쟁력 확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의 1차·2차·3차 산업과 어떻게 연계되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경험경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경험경제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는, 첫째,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의 확산과 탈도시 경향의 증가로 지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MZ세대를 중심으로
로컬 라이프에 대한 관심과 지역 문화에 대한 새로운 가치 부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지역 간 물리적 거리의 제약이 감소하고, 지역 자원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지방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의 실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더불어, 지역에 기반을 둔 공공기관들이 각자의 본업과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의 잠재력을 새로운 관점에서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경험경제’의 구축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지방소멸 위기의 대안으로서 경험경제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이를 구축하는 데 있어 지방공공기관이 담당할 수 있는 직·간접적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모든 지방공공기관이 경험경제의 직접적인 구축자가 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종합적 접근을 제안하고자 한다.
경험경제의 부상: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경험경제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B. Joseph Pine II와 James H. Gilmore가 1998년 제시한 개념으로, 상품, 가공품, 서비스를 넘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판매하는 경제 단계를 의미한다. 이들은 경제가 농업경제(원자재) → 산업경제(상품) →
서비스경제(서비스) → 경험경제(경험)로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가치의 위계를 보면 ‘경험’이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경험경제의 핵심적 특징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장소 기반적(place-based)’이라는 점이다. 다른 산업들과 달리, 경험은 복제하거나 완전히 표준화하기 어렵다. 물리적 상품은 어디서든 동일하게 생산될 수 있고, 서비스는 표준화된 매뉴얼로 복제 가능하지만, 진정한 경험은
특정 장소, 시간, 상황, 사람들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복제 불가능성’은 지역발전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더 저렴한 비용 구조를 가진 지역으로 쉽게 이전되지만, 지역 고유의 자원과 문화에 기반한 경험은 이전되기 어렵다. 금산의 인삼 재배지에서 직접 인삼을 캐고, 농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삼으로 만든 음식을 맛보는 경험은 금산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지역 경험경제는 기존의 1차·2차·3차 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통합하고 한 차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개념이다. 흔히 1차·2차·3차 산업의 융복합을 ‘6차 산업’이라 부르지만, 지역 경험경제는 단순한 산술적 결합이 아닌 질적 전환을 강조한다.

지역 경험경제에서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 • 1차 산업(생산)은 경험의 ‘진정성’을 제공한다: 금산에서 직접 재배된 인삼이 주는 신뢰와 가치
- • 2차 산업(가공)은 경험의 ‘다양성’을 확장한다: 인삼차, 인삼주, 인삼 화장품 등 다양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
- • 3차 산업(서비스·유통)은 경험의 ‘접근성’을 높인다: 인삼을 쉽게 구매하고 접할 수 있는 채널
- • 4차 산업(경험)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억’을 창출한다: 인삼 재배 체험, 인삼 스파, 인삼 테마 숙박 등 인삼을 테마로 한 총체적 경험
- • 중요한 점은 4단계 경험 산업이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1~3단계 산업의 가치도 함께 높인다는 것이다. 스타벅스가 원두(상품)의 가치를 높인 것처럼, 지역 경험경제는 그 지역의 모든 자원과 산업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경험경제 추진 방안: 지역 특성에 맞는 접근
경험경제를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필요하다. 본 장에서는 지역 자원의 경험 콘텐츠화, 원도심 상권에의 자연스러운 융합, 로컬 브랜딩과 장소 마케팅, 경험 리테일러 육성, 경험 공유 플랫폼 구축, 지속가능성 확보
등 경험경제 추진을 위한 핵심 전략들을 살펴본다. 각 지역이 보유한 고유 자원의 특성과 환경에 따라 이러한 전략들을 어떻게 차별화하고 적용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둔다.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단순한 생산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Pine과 Gilmore가 제시한 ‘4E 모델’(Entertainment, Educational, Esthetic, Escapist)을 적용하여 오락적, 교육적, 미학적,
현실도피적 요소를 균형 있게 결합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 자원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의미를 발굴하고, 이를 방문객들에게 다층적인 경험으로 전달함으로써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산물을 가진 지역에서는 해당 특산물의 재배 또는 생산 체험(능동적 참여)뿐만 아니라, 그 특산물의 역사와 가치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교육), 특산물을 테마로 한 예술과 문화 콘텐츠 감상(미학), 그리고 특산물을 활용한 휴양과 치유 프로그램(현실도피)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의 지역 자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층위의 경험을 설계함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보다 풍부하고 기억에 남는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지역 경험경제의 첫 단계는 인위적인 테마 구역 조성이 아닌, 원도심 상권에 경험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것이다. 특별한 테마파크나 인위적 단지를 만드는 대신, 기존 도시 조직과 일상 공간 속에 지역 자원의 정체성을 스며들게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지역
특산물이나 문화 자원을 테마로 한 별도의 인위적 공간을 조성하기보다 도심 내 카페, 레스토랑, 숙박 시설, 소매점 등 기존 상업 공간에 지역 자원의 콘텐츠가 메뉴, 인테리어, 건축, 공방 활동 등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경험경제는 방문객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과 관광 경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속가능한 경험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진정한 경험 도시는 인위적인 관광 명소가 아닌, 일상 공간 자체가 경험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지역 경험경제에서 로컬 브랜딩과 장소 마케팅은 지역의 정체성과 매력을 일관되게 전달하는 핵심 전략이다. 성공적인 로컬 브랜딩은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환경, 산업, 사람 등 다양한 요소에서 고유한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일관된 스토리와 시각적 아이덴티티로 통합한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한 유저 생성 콘텐츠(UGC)는 진정성 있는 경험 공유를 가능케 하므로,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지역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경험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 자원을 경험 콘텐츠로 변환하여 제공하는 전문 사업자, 즉 ‘경험 리테일러’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이들은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셰프, 체험 프로그램 운영자, 문화 공간 기획자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지역 자원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이를 매력적인 경험 상품으로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디지털 시대의 경험경제에서는 경험의 공유와 확산을 위한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지역 경험을 홍보하고 예약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은 잠재적 방문객들이 지역 경험에 접근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지역 경험경제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는 지속가능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계절별, 시기별로 변화하는 다양한 경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한 외부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경험 경제의
주체이자 수혜자가 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지방공공기관의 역할: 경험경제 구축을 위한 직·간접적 기여
지방공공기관은 그 특성과 기능에 따라 경험경제 구축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문화, 관광, 경제진흥, 도시공사 등 경험경제 관련 직접적 역할이 가능한 공공기관과 에너지, 교통, 주택, 의료 등 간접적 지원이 가능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구분하여
살펴본다. 모든 지방공공기관이 경험경제의 직접적인 구축자가 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본업, ESG 활동, 협력적 거버넌스 참여 등을 통해 지역 경험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문화, 관광, 경제진흥, 도시공사 등을 담당하는 지방공공기관들은 경험경제 구축에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문화 관련 공공기관은 지역 문화자원의 경험 콘텐츠화를 주도하고, 지역 예술가와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문화 기반 경험 공간 조성 및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지역의 역사, 예술, 공예 등 문화적 자산을 경험 콘텐츠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지역 예술가들이 경험 콘텐츠 창작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관광 관련 공공기관은 지역 관광자원의 경험 상품화를 추진하고, 관광 스토리텔링을 개발하여 확산하며, 지역 특화 관광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의 자연환경, 역사적 장소, 전통 문화 등을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닌 방문객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제진흥 관련 공공기관은 경험 리테일러 창업 및 성장을 지원하고, 경험경제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 컨설팅을 제공하며, 지역 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수 있다. 이들은 지역 내 창업가와 소상공인들이 경험경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촉진할 수 있다.
도시공사는 물리적 공간 조성과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경험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공공공간과 거리 환경 조성, 유휴 공간의 경험 콘텐츠 공간으로의 재탄생,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 추진 등을 통해 경험경제의 물리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도시공사는 단순한 물리적 개발이 아닌,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살린 공간 조성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장소 경험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공공디자인과 경관 관리를 통해 지역 전체의 미학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경험경제 관련 시범사업을 직접 추진하고, 성공 모델을 개발하여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문화, 관광, 경제, 도시개발 영역의 공공기관이 서로 협력하여 통합적 관점에서 경험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때 보다 효과적인 지역 활성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에너지, 교통, 주택, 의료 등 경험경제와 직접적 관련성이 낮은 공공기관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간접적 기여가 가능하다. 이들 기관은 본업을 통한 간접 기여, ESG 활동을 통한 기여, 그리고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한 기여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지역 경험경제 발전에 동참할 수
있다.
본업을 통한 간접 기여 측면에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은 친환경 에너지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발전소 견학 프로그램을 경험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 교통 관련 공공기관은 지역 경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과 지역 특화 모빌리티 서비스 지원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주택 관련 공공기관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 유휴 공간을 활용한 경험 콘텐츠 제공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의료 관련 공공기관은 지역 특화 건강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콘텐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ESG 활동을 통한 기여 측면에서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경험경제 지원과 연계하고, 지역 경험 리테일러 육성을 위한 멘토링 및 컨설팅을 제공하며, 공공기관이 보유한 시설을 경험 공간으로 개방하고, 임직원 참여형 지역 경험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면서 동시에 지역 경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협력적 거버넌스를 통한 기여 측면에서는 지역 경험경제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고, 공공기관 간 자원 및 역량을 공유하며, 공공-민간 파트너십 구축을 지원하고,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영역의 공공기관들이 서로의 강점과 자원을
공유하며 협력할 때 보다 통합적이고 효과적인 경험경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공공기관의 새로운 역할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지역 발전을 위한 지방공공기관의 역할 재정립은 시대적 요구이다. 본 장에서는 경험경제 관점에서 지방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종합하고, 이를 통해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 간의 협력적
생태계 구축과 지방공공기관의 창의적 역할 확대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가치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지방소멸론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는 여전히 독특한 자원과 발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경험경제의 구축이 중요하다. 경험경제는 단순히 추가적인 수익 창출 방안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지방공공기관은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따라 경험경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문화, 관광, 경제진흥 등 관련 유관 기관들은 시범사업 추진과 경험 콘텐츠 개발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교통, 주택 등 간접적 관련 기관들도 본업과 ESG 활동을 통해
경험경제 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방공공기관들이 지역에 뿌리를 둔 조직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다는 ‘동반자’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각 기관이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서 지역 발전에 기여할 때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넘어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경험경제 기반의 지역 발전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공기관, 민간기업, 시민사회, 지역 주민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협력할 때 지역의 고유한 가치가 경험으로 재탄생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제
지방공공기관은 이러한 협력적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더욱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