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공기관

2025. Winter

리더십 노트

넬슨 만델라가 남긴 ‘지속의 리더십’ 끝까지 가는 리더십이
조직의 미래를 만든다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1)는 인종차별과 폭력의 시대에 ‘불가능해 보이던 변화’를 끝내 현실로 만든 지도자였다. 27년간의 수감, 수차례 협상 결렬, 극단적 갈등 상황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포용 정책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현대사의 전환점을 열었다. 그의 말, “해내기 전까지는 늘 불가능해 보인다(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는 거대한 과제에 맞서는 리더의 태도와 조직이 변화를 이루어내는 과정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다. 지방공공기관이 직면한 과제 역시 복잡하고 장기적이다. 그렇기에 만델라가 남긴 리더십의 원리는 오늘의 공공조직에 더 직접적인 울림을 준다.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유운동가이자 정치 지도자로,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에 저항하며 평등과 인권 보장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1964년 반정부 활동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27년간 복역했으며, 1990년 석방 이후 화해와 협력 정책을 통해 사회적 분열을 민주적 전환으로 이끌었다. 1994년 연립정부 체제에서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인권·평화·화해의 상징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였다. 그의 리더십은 갈등과 보복이 아닌 협상과 포용을 통해 국가적 변화를 실현한 ‘지속의 리더십’이자 ‘회복적 정의 기반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글. 편집실

불가능 앞에서 멈추지 않는 태도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체제를 종식시킨 세계적 지도자다. 그는 폭력과 억압에 맞서면서도 대립과 보복이 아닌 화해와 협력의 길을 선택한 리더로 기억된다. 무엇보다 만델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능력이나 속도가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지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의 명언, “해내기 전까지는 늘 불가능해 보인다(It always seems impossible until it’s done)”는 단순한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다. 목표가 멀리 있어 보일 때, 반대와 저항이 클 때, 도달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될 때조차 멈추지 않는 지속의 리더십을 의미한다.

지방공공기관이 직면한 인구구조 변화, 탄소중립·기후정책의 가속화, 복잡해지는 주민 요구, 정보기술 기반 행정 혁신 등은 단기성 대응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것은 ‘빠르게 해내는 리더’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추진하는 리더십이다.

시간이 걸렸지만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1964년 재판장에서 만델라는 사형을 각오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나는 모든 국민이 함께 살 수 있는 자유의 이상을 위해 살아왔다. 필요하다면 나는 그 이상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선언 이후 그는 27년 동안 감옥에 갇혔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만델라는 단 한 번도 자신의 목표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감옥에서 책을 읽고, 동료와 토론하고, 향후 독립 이후의 정치 구조를 설계했다.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은 리더십의 중요한 원칙을 설명한다. ‘막혀 있을 때 멈추지 않으면, 멈춘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다.’ 지방공공기관의 장기 정책, 주민 신뢰 회복, 탄소중립, 기반시설 노후화 대응 역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당장의 난관이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전략을 유지하며, 작은 실행을 쌓아가는 것이 변화의 첫 단계다.

끈기 있는 실행이 조직의 근육을 만든다

만델라는 석방 후 자신을 억압하던 정권과 가장 먼저 협상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놀랐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협상은 적과 하는 것이다. 친구와는 할 필요가 없다.”

그의 방식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협상을 통해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접근법이었다. 이 방식은 남아공이 내전 없이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지방공공기관의 현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존재한다. 노사갈등, 지역이해관계, 주민 반대 민원, 정책 추진 저항 등은 힘으로 해결하는 문제가 아니라 조정과 설득의 구조로 풀어야 하는 문제다.

작은 행동이 큰 전환을 만든다

만델라의 변화 방식은 혁명적이기보다 단계적이고 축적형 모델이었다. 그는 “국민이 합의하지 않은 변화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1995년 럭비 월드컵 사례는 대표적이다. 당시 스프링복스는 백인의 상징이었다. 흑인들은 그 팀을 응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델라는 선수단을 방문했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응원했다.

그 행동 하나는 남아공 사회의 감정선을 바꾸었다. 변화는 때때로 법보다 상징이 더 빠르게 사람을 설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작은 원칙 준수, 작은 개선, 작은 참여가 누적될 때 조직은 달라진다.

공공조직이 가져야 할 리더십의 방향

지방공공기관이 직면한 현실은 과거와 다르다. 행정서비스는 단순한 집행이 아니라 주민 체감·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거버넌스 협력·성과 기반 운영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와 평가에서 지방공공기관의 리더십은 여전히 업무 전달 중심·위계 기반 의사결정·단기성과 중심 운영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 가지 한계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① 책임보다 이해관리에 집중하는 리더십: 일부 기관에서는 결정권자가 책임보다 ‘무리 없이 운영하는 것’을 우선하기도 한다. 외부 요구와 내부 갈등 사이에서 조율보다 회피가 선택되고, 그 결과 정책은 ‘변화’가 아니라 ‘유지’에 정착된다. 이는 만델라가 말한 “결정의 목적은 생존이 아니라 미래다”라는 메시지와 대비된다.

지방공공기관의 리더는 안전한 선택보다 어려운 선택을 감당할 때 조직은 혁신의 가능성을 갖는다.

② 참여보다 절차를 우선시하는 문화: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2024)에 따르면, 지방공공기관 직원의 약 62.7%가 “조직 방향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제도의 틀은 존재하지만, 참여가 문화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만델라는 정책을 ‘위에서 설명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민이 합의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공공조직의 리더는 단순히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견을 모으고 실행자가 나타나도록 돕는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③ 단기 성과 중심 운영의 한계: 예산집행률, 민원 처리 시간, 단기 결과 중심 지표는 행정의 기본 기능을 보여주지만, 정책의 지속성과 조직의 학습능력, 미래 대응력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일부 조직에서는 정책이 1~2년 단위로 바뀌며, 조직이 축적해야 할 지식과 실행 역량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만델라는 변화가 빨라야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될 때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리더십 또한 성과보다 방향, 속도보다 지속성, 단일해결보다 축적을 중시하는 시스템형 사고가 필요하다.

표 1. 만델라가 보여준 갈등 전환형 리더십
사례 상황 만델라의 선택 리더십 해석
감옥에서 받은
조건부 석방 제안
정치 활동 중단 시 석방 거절 원칙 유지형 리더십
석방 직후 적대 세력과 첫 회담 백인 정권·군부·거대 자본 대화·협상 개시 실용적 협치 리더십
럭비팀 ‘스프링복스’ 응원 (1995) 백인 상징 스포츠 상징적 지지 행동 사회 통합 상징 리더십
‘진실과 화해위원회’ 운영 과거사 논쟁·반목 공개 증언 및 용서 제도화 회복적 정의 리더십
표 2. 만델라식 단계별 변화 모델
단계 실제 역사적 내용 지방공공기관 적용 메시지
1단계
인정
문제를 숨기지 않고 드러냄 현실 진단과 데이터 공개
2단계
공론화·대화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 주민·노사·부서 간 협의 구조
3단계
상징적 행동
통합 메시지 행동화 리더의 행동 기반 메시지
4단계
제도화
정책과 법체계 구축 규정·운영체계 반영
5단계
지속
리더 떠나도 지속 승계와 조직문화 확립

함께 가는 방식으로, 끝까지 가는 리더십

만델라는 어떤 성과도 “내가 했다”가 아닌 “우리는 해냈다(We did it)”로 표현했다. 그 한 문장은 리더십이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그의 변화는 단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협상과 좌절, 후퇴에도 방향을 놓지 않은 끈기의 시간이 쌓여 사회를 움직였다.

지방공공기관도 같다. 오늘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과 변화는 한 사람의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과 직원, 전문가와 협력기관이 함께할 때 정책은 정착되고 변화는 지속된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끝까지 가는 실행력과 축적된 경험이다. 리더는 모든 답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방향을 지키고, 함께 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에 가깝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변화가 완성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불가능해 보였지만, 결국 우리는 해냈다.”

참고자료

넬슨 만델라 재단, Nelson Mandela Foundation Archive 남아프리카공화국 진실·화해위원회, 『최종보고서』(1998) 넬슨 만델라, 『자유를 향한 긴 여정(Long Walk to Freedom)』(1994) 유엔개발계획(UNDP), 거버넌스 연구자료(2014) BBC News, Associated Press(AP), Reuters 국제 기사 및 인터뷰 기록

행정의 변화는 속도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다. 만델라의 리더십은 공공조직이 왜 사람과 신뢰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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