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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기업에 필요한
밀레니얼 세대를 이끄는 리더십
밀레니얼들이 오고 있다. 리더들은 지금까지 들어오던 직장 후배들을 대하는 마음과 비슷한 마음으로 밀레니얼을 대하다가, 예상치 못한 그들의 반응에 당황하고 분노하고 훈계하고 달래도 보다가 체념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리드’하기란 불가능한 것일까? 이번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효과적으로 이끄는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일까를 살펴본다.
01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전형적 인식
착한경영연구소 김용진 대표는 어떤 리더십 강의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에 대해 리더들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정리한 바 있다.
➊ 고생을 덜 해서 그런지 삶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어려운 일을 좀처럼 하려고 하지 않는다
➋ 조직에 대한 애사심이나 충성도가 낮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것 같다
➌ 책임감이 부족하고 시키는 일만 간신히 하며 정시 퇴근과 토요 휴무는 얄미울 정도로 잘 챙긴다
➍ 걸핏하면 불평을 이야기하고 조건이 좋은 다른 직장으로 쉽게 옮겨 다닌다
➎ 식당, 사무실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 주었는데도 여전히 불만이 많고 성과는 오르지 않는다
➏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고 버릇없이 제멋대로 행동한다
강의를 듣는 많은 리더들이 이런 정리에 깊게 공감을 표시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요약하자면, 밀레니얼 세대는 책임감이나 애사심이 부족하고 이기적이며, 불만이 많고 참을성이 없다는 것이다.
02   그들은 ‘다른’ 존재들인가?
밀레니얼 세대는 과연 기성 세대와 ‘성격’이 다른 존재들일까? 현실을 살펴보면 밀레니얼 세대라고 해서 모두 이런 행동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자발적으로 할 일을 찾아 나서며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젊은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긍정적 태도를 보이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밀레니얼 세대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필자의 회사는 SK그룹, 현대차그룹, CJ그룹 등 사기업과 다수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인성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 세대와 성격 특성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러나 인성검사 자료를 통해서 보면 밀레니얼 세대의 성격 특성은 기존 세대와 다르지 않게 나타난다. 우리가 사용한 자료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임상 성격검사에 기반한 것이 아니고 직업 생활에서 필요한 성격적 특성을 분석한 자료인데, 밀레니얼 세대의 책임감, 성실성, 이타주의, 긍정적 태도, 참을성 등이 기존 세대에 비해 저하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03   그들은 왜 달리 보이는가, 그들이 원하는 바는 무엇인가?
기본 성격 특성의 차이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의 행동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그럴 듯한 설명은 그들의 욕구와 동기 체계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요약하자면, 그들은 낮은 수준의 욕구는 대체로 충족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보다 고차적인 욕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낮은 수준의 욕구와 고차적인 수준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에피소드가 참고가 될 것이다.
일본에 있는 강소기업으로 넷츠토요타난고쿠라는 회사가 있다. 300개가 넘은 일본 토요타자동차 딜러 회사들 중 하나인데 작은 시골마을에서 매장 3개를 운영하면서 방문영업도 하지 않고 ‘13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라는 성과를 냄으로써 토요타자동차로 하여금 고객만족도 시상을 포기하게 만든 어마어마한 회사다. 이 회사를 설립해 전성기를 이끌고 상담역으로 물러난 요코타 히데키가 쓴 <회사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넷츠토요타난고쿠를 직원만족도가 높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했다. 요코타 히데키는 여러 차례 조사를 반복한 후 직원들이 원하는 바를 유명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요코타 히데키는 이 결과를 차트에 적어 벽에 붙여 두고 직원들에게 보고를 했다. 요코타 히데키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 결과를 보고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 관련해서는 경영자에게 요구할 수 있지만, 그 위의 고차적 욕구는 자신들의 노력과 행동 여하에 달려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고차원적 욕구를 해결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적도 좋아지고 급여도 올라간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은 보다 단순하게 정리한 허츠버그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을 움직이는 요인은 크게 위생 요인과 동기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리더나 조직은 이 두 가지 요인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왜냐 하면 이 두 요인에 대한 태도 면에서 기성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큰 차이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성 세대는 위생 요인의 충족을 위해 모든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고 직장 생활을 해온 세대인데 비해, 밀레니얼 세대는 위생 요인은 당연히 충족되어야 하고 직장 생활에서는 동기 요인의 충족을 중요하게 보는 세대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
1. 생리적 욕구에 해당하는 앙케이트 결과
· 휴가를 충분히 쓸 수 있는 회사
· 일한 것에 비해 급여가 좋은 회사
· 무리한 야근이 없는 회사
2. 안전의 욕구에 해당하는 앙케이트 결과
· 청결하고 쾌적한 직장
·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병이 날 염려가 없는 회사
· 영속성이 있고, 안정된 회사
3. 사회적 욕구에 해당하는 앙케이트 결과
·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회사
· 팀워크가 좋고, 서로 돕는 직장
· 다른 사람에게 말했을 때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회사
4. 인정의 욕구에 해당하는 앙케이트 결과
· 고객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직장
· 중요한 일을 맡겨주는 회사
· 결과에 대해 명확하게 평가해 주는 회사
5. 자아실현의 욕구에 해당하는 앙케이트 결과
· 경영 참여가 가능한 회사
· 자신의 일에 있어서 자주성이 존중되는 회사
·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회사· 평가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안전장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04   왜 그랬을까?
그럼 여기서 다시 글의 첫부분에서 지적한 밀레니얼 세대의 전형적 행동에 대한 인식을 보다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자.
➊ 고생을 덜 해서 그런지 삶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어려운 일을 좀처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고생을 덜 해서 생존에 대한 걱정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어려운 일을 마지못해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어려운 일을 무조건 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사람은 일반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불가능한 일이나 너무 쉬운 일은 피하려 하고 ‘적당히 어려운’ 도전적인 과제를 할 때 가장 강한 동기부여를 느낀다.
기성 세대는 생존을 위해 어려운 일을 참고 했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동기가 있어야 어려운 일을 하려고 하며 나아가 어려운 일을 기꺼이 하기도 한다.
➋ 조직에 대한 애사심이나 충성도가 낮고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것 같다
조직에 대한 애사심이나 충성도를 가지려면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신입사원에게 바로 기대하는 것이 무리다. 충성도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조직의 사명과 자신의 개인적 사명이 일치할 경우에는 충성도를 보일 수 있다. 또한 조직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이익에 반해 조직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것도 역시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➌ 책임감이 부족하고 시키는 일만 간신히 하며 정시 퇴근과 토요 휴무는 얄미울 정도로 잘 챙긴다
물론 성격적으로 책임감이 부족하고 수동적으로만 일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책임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하게 하려면 그 일의 이유와 의미를 공유해야 하며, 일을 성공시킬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즉 왜 그 일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를 합의하면서 진행해야지, 무조건 하라는 식으로 해서는 사람은 수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➍ 걸핏하면 불평을 이야기하고 조건이 좋은 다른 직장으로 쉽게 옮겨 다닌다
성격적으로 부정적 태도가 강한 사람이 있긴 하다. 그러나 직장을 옮기는 것은 단지 조건만 보고 옮기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다른 상위의 요건이 충족이 되지 않는데 낮은 수준의 욕구마저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직장을 옮기는 것이다.
➎ 식당, 사무실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 주었는데도 여전히 불만이 많고 성과는 오르지 않는다
위생 요인과 동기 요인의 구분이 절실히 필요한 지점이다. 식당, 사무실 등 근무환경은 주로 위생 요인과 관련된다. 위생 요인은 일단 충족이 되고 나면 개선한다고 해서 만족도가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동기 요인 관련한 고차적 욕구가 좌절되지 않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
➏ 윗사람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고 버릇없이 제멋대로 행동한다
본래 예의를 갖추는 데 소홀하고 남들을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행동으로 표출할 정도면 마음이 떠났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대개는 변화가 어렵고, 변화가 된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위생 요인 동기 요인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이 생기는 요인 (Need : 결핍요인)
그러나 일단 충족되고 나면 만족이 증가하지 않는 요인
매슬로우의 하위 욕구(결핍 욕구)와 연관성 있음
근무환경, 개인생활, 직무안정, 인간관계 등
충족되면 동기유발이 되고 지속적으로 만족이 증가하는 요인 (Want)
그러나 충족되지 않더라도 불만이 증가하지는 않는 요인
매슬로우의 상위 욕구(성장 욕구)와 연관성 있음
성취감, 인정감, 일 자체, 책임감, 승진, 성장가능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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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어떻게 고차적 욕구 충족으로 나아갈 것인가?
고차적 욕구라 함은 매슬로우의 용어를 쓰자면 사회적 욕구, 인정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의미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런 욕구가 강하다는 점을 필자가 절감하게 된 계기가 있다. 사내에서 종업원 만족도 조사(Employee Opinion Survey)를 하면서 평가 항목을 정하는 데 주니어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직장 생활에서 롤 모델이 된다.’라는 문항을 넣게 되었다. 필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직장 내에서 롤 모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문항이 정말 필요하냐고 물었는데, 그들은 직장 생활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단지 업무 지시를 하고 성과를 내도록 하는 리더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받을 수 있는 리더를 원하는 것이었다.
프랭클린 코비는 리더의 대표적 역할을 이렇게 네 가지로 요약한다. 신뢰를 불어넣기(Inspire Trust), 비전을 창조하기(Create Vision), 전략을 실행하기(Execute Strategy), 잠재력을 코칭하기(Coach Potential). 밀레니얼 세대의 리더 뿐만 아니라 모든 리더에게 가장 넘기 힘든 문턱이 신뢰 형성인 듯하다. 에이미 에드먼슨은 <두려움 없는 조직>에서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 조직이 되려면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서 두려움 없는 상태란 신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두려움 없는 신뢰’는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 최근의 여러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그 열쇠는 ‘진정성’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김상훈 교수는 <진정성 마케팅>에서 진정성 마케팅 관련한 두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하나는, 진정성 마케팅은 ‘굿 프로덕트’(good product)에서 시작한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진정성 마케팅은 ‘굿 컴퍼니’(good company)가 하는 마케팅이라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를 리더십에 적용해 보면 일단 리더가 실력이 있어야 한다. 팔로워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팔로워에게 주는 것은 비전일 수도 있고, 일하는 방향 제시일 수도 있고, 기술과 지식일 수도 있고, 피드백과 지지일 수도 있다. 또한 리더는 선의(benevolence)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에릭 슈미트 등의 코치였던 빌 캠벨(Bill Campbell)의 코칭에 대한 책 <1조 달러 코치>(Trillion Dollar Coach)에 보면 진정한 코치는 상대방의 진정한 전인적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마디로 철저하게 상대방의 편에 서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후배가 말을 듣지 않는 자녀에 대해 고민을 하길래 “쟤는 도대체 왜 저럴까?” 하는 사고에서 출발하지 말고 “쟤는 저렇구나” 하는 사고에서 출발하면 접점을 찾기가 훨씬 좋을 거라는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하는 출발점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상하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고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면 오히려 신뢰를 얻을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 현대 리더십 연구의 결론이다. 이 결론이 책상에서의 결론이 아니라 현장 연구에서 효과가 검증된 결론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오늘부터 관점을 전환하지 않는 리더는 리더십 진단이나 다면평가에서 나쁜 결과를 얻게 될 것이고 조만간 현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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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익
지방공기업평가원 교육연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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