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보기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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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
적극적인 자세와
발상의 전환으로 이룰 때
지방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의
성과와 향후 방향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 부문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보통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그동안 지방공기업·지방공공기관의 사업경영과 평가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경영공시제도는 지방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클린아이)을 기반으로 체계화되고 투명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는 지방공공기관에 관한 새로운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클린아이의 역할과 발전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하면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방민석(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놀라운 기술 발전은 우리들의 삶과 의식을 바꿔놓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아 일상생활의 제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다. 현재 ICT는 단순히 공공사업의 집행뿐만 아니라 국정관리와 평가, 더 나아가 국가 사회 전반에 핵심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정보시스템이 구축되기 시작한 이후 중앙정부와 함께 지자체에서는 지방행정과 재정활동에서 많은 정보시스템을 공동 혹은 개별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8년도 기준으로 17,000여 개에 달하는 공공 부문의 다양한 시스템은 관련 제도와 법률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중 클린아이 시스템은 지난 10여 년간 지방공기업의 경영공시 제도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인프라로서 기능을 담당해 왔다. 이제는 클린아이에 대해 정부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려 그동안의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단순한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정보 제공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정책실무자들의 부담을 현실에 맞게 줄이면서도 시스템 그 자체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공기업 개혁수단으로서 클린아이의 등장
지방공기업의 변천 과정을 보면, 지방공기업의 지배구조나 운영 방식에 관한 논의와 함께 어떻게 경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 성과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많이 있었다(여영현 외, 2020). 하지만 국민에게 높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는 대립하지 않았다.
그중 지방공기업의 특성상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도덕적 해이’ 형태의 주인-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1969년 지방공기업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업무상황 공표제도’를 도입해 운영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 지자체 공보에 공시하는 기준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아 공개를 거부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었고, 경영공시에 대한 사후관리 미비, 허위·부실공시에 대한 대처방안이 미흡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개혁하기 위해 정부는 1999년에 지방공기업의 경영에 관한 중요 사항 등을 대통령령에 따라 지역 주민에게 공시해야 한다는 ‘경영공시’ 의무 조항을 신설하였고, 뒤이어 지방공기업 통합경영공시 운용규정(행정자치부 훈령 제243호)을 만들었다. 이후 2007년 12월에는 클린아이 시스템을 구축·개통하고, 2009년에는 지방공기업법에 “통합공시” 규정을 신설해서 각 지방 직영기업이 공시하는 사항 중에서 주요사항을 별도로 표준화하고 이를 통합해 공시하도록 제도를 강화하였다.
포털사이트 형태로 서비스가 시작된 클린아이는 지방공기업 통합공시제도 도입에서 출발한 제도개혁의 산물이자 정책 수단이다. 지방공기업 통합경영정보를 지역 주민과 공개·공유하는 것은 지방공기업 경영에 대한 외부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주민의 경영 참여 및 알 권리를 충족하는 기대효과를 의도한 것이었다.
또한 경영공시자료 외에 채용정보·입찰정보 등 종합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민 편익을 증진한다는 목적도 함께 가졌다. 초기에는 지방공사와 지방공단만 공시대상으로 운영되다가 2019년에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통합공시가 추가되어 2020년 현재 405개 지방공기업과 742개 지방 출자·출연기관을 대상기관으로 하고 있다.
한편 클린아이를 통해 공개되는 주요 공시 분야는 역대 정부의 국정 방향에 따라 조금씩 개편되었지만 공시항목 숫자는 매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10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2011년 36개, 2012년 41개, 2013년 44개, 2014년 62개, 2015년 65개, 2016년 66개, 2017년 67개, 2018년 77개, 2019년 80개, 2020년 81개 항목으로 통합공시가 확대되고 있다.
데이터 거버넌스로서 클린아이의 역할과 변화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정부는 전자정부의 내용을 더욱 고도화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공 부문과 민간을 연계하고 상호작용을 강화해 공공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추진은 그 노력의 일환이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은 바로 ‘데이터’라고 할 수 있으며, 데이터에 대한 접근 방식과 전략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중요한 화두가 된다.
[그림 1] 클린아이 주요 사용자별 활용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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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클린아이 홈페이지
(https://www.cleaneye.go.kr/siteGuide/cleaneyeIntro.do)
현재 정부는 데이터 수집·가공·거래·활용 기반을 강화하고, 고도화된 시스템을 통해 사회경제적 혁신 활동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방공기업과 지방공공기관의 데이터가 매년 집약되고 누적되는 클린아이는 외견상 작은 규모일지라도 그 자체가 하나의 데이터 거버넌스이자 물리적·기술적 기반으로도 중요한 기능을 수 행한다고 판단한다.
지방공기업 제도에서 데이터 거버넌스로 내재화된 클린아이는 정부의 공기업 개혁정책, 경영평가, 경영공시 관련 규정과 실무지침 등을 시스템 차원에서 구현하는 데이터 전략, 규제관리의 활동을 수행하였다. 정보공개시스템으로서 기본 속성은 변함없었지만, 정부 교체나 관련 정책의 변화에 대응하고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시스템 구조나 DB 속성과 형태를 전환하는 것은 공공 데이터 거버넌스 차원에서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클린아이 활동이 ‘투명한 공개’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다른 관점과 차원에서 데이터 전략규제 관리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자체에 대한 접근부터 ‘개방’으로서의 데이터 전략 수립, ‘데이터 기반 행정’에서 지방공기업시스템의 역할은 외견상 유사하더라도 실제 집행과정에는 다른 법적 근거와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클린아이에 의한 경영공시자료가 데이터로 계속 구축되면 데이터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시스템 내외부의 담당자와 이용자의 기대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데이터 서비스 개선 활동이 필요한데, 현재 클린아이는 체계적인 데이터 품질 관리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현실적으로 보면 현업 담당자들이 자료 취합과 입력 작업을 수행하기에 업무 부담이 과중한 면이 있으므로, 데이터 품질 관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통합공시제도의 운영 측면에서 클린아이의 추진 체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클린아이는 여타의 정보화사업 추진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다. 데이터 조직 관리 측면에서 시스템이 구축되던 전자정부 초기에는 적정했을지 모르지만, 공공기관의 데이터 거버넌스로서 조직 체계와 관리 체계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역할이 제한적이고 분명하지 않다. 최고의 의사결정 권한부서인 행안부에서 지방공기업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큰 틀을 가지고 데이터 관리 우선순위와 목표를 정한 뒤 시스템상에서 현업 업무담당자의 업무별 정형·비정형 데이터가 확인·관리되도록 통합공시를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그림 2] 클린아이 업무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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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클린아이의 과제
클린아이는 지역 주민과 일반 국민에게 지방공기업과 지방공공기관의 정보를 공개하고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는 그동안의 성과를 이어가며 지방자치의 발전과 정책수요의 변화, 정보기술 발달과 같은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클린아이가 어떠한 방향을 설정하고, 기존의 문제점을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통합공시시스템으로서 클린아이에 필요한 정책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공공정보공개에 관한 패러다임은 정보를 관리하고 제공하는 정부 중심의 접근에서 공개를 청구하고 공유하는 청구자와 정보보유기관 간의 협력적 상호작용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현재 클린아이 시스템에 대해 ‘공개’와 ‘개방’이 함께 요구될 때 발생할 사안을 사전점검해 시스템 설계와 제공 방식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행 공시제도에 있어서 적정공시 수준과 클린아이 공시자료의 생산·제공 방식에 대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지방공기업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 정보공개의 범위를 확대해 공기업의 건전한 경영관리가 이뤄지도록 유도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통합공시의 항목을 계속 추가해나갈 경우 발생할 관련 기관과 실무자들의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통합공시 시스템에서는 지방공기업의 핵심적 경영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공시항목을 선정·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클린아이 시스템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조직체계 강화와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 지방공기업 경영공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과 규정·지침의 제공을 행안부가 담당하지만 실무적인 데이터 관리 활동에서는 수탁기관과 지방공기업과의 협의를 내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통합공시 관련 업무 인력이 부족하고 수작업으로 자료를 입력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대한 분석 역량을 가진 지원 인력을 투입하거나 기관별 업무처리 시스템에 자동으로 연계되어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데이터 기술이 필요정보의 개방 수준에 따라서 클린아이 시스템과 메뉴 구성에 반영되어야 한다. 공개 플랫폼으로서 클린아이가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시스템을 고도화하려면 상호운영성 수준을 전제로 데이터 서비스 관점의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구축되는 차세대 시스템들과 데이터와의 연계 관리를 고려하고 선제적인 차원에서 기존 정보를 DB화해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클린아이는 사용자의 친화성을 확보하고 주민참여를 보장하도록 사이트를 개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클린아이’와 ‘클린아이 잡플러스’는 현재 클린아이 홈페이지에 서만 전면 배너로 링크되고 클린아이 잡플러스에서는 연결링크가 없어 정보의 접근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자세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
지방공기업 통합공시 규정에서 출발한 클린아이는 10여 년 동안 제도 정착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국가정보화사업 전체로 보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단순한 정보공개시스템에서 발전해 하나의 플랫폼이자 데이터 거버넌스로 변화해왔다. 거시적 맥락에서 보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과 공공 부문의 패러다임 변화는 클린아이가 가지는 역할에 새로운 정책적 의미를 추가하게 했다.
앞으로 클린아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는 정책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발상의 전환에 좌우될 것이다. 제도관리적 측면에서는 데이터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기술기반적인 측면에서는 여타 시스템과의 상호 연계, 최신 기술의 도입과 서비스 구현에서의 적합 여부를 살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클린아이는 데이터3법과 데이터기반행정법 등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혁신에서 더 나은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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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석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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