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로 식히고, 태양으로 밝히다
개장 40주년을 맞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은 급속한 도시화로 증가한 농수산물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공정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서울시가 설립한 국내 최초·최대 공영도매시장이다.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화,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친환경 학교급식 공급 등 농수산물 유통 혁신을 이끌어 온 가락시장은 앞으로 천만 서울 시민의 먹거리를 공급하는 한편, 국내 도매시장 최초의 친환경 에너지와 자원 재생 선도 시장으로 도약해 세계 최고 수준의 탄소중립 친환경 도매시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글. 기지훈(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기획조정실 차장)

왜 ‘친환경’이 가락시장의 핵심 화두인가?
전 세계적 기후 위기 대응과 정부의 강력한 탄소중립 정책은 공공기관에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요구한다. 특히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은 그 규모만큼 에너지 소비량도 막대하다. 그런데 최근 3년간 시장 내 에너지 사용 비율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도매시장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대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이하 공사)는 수도권 농수산물 유통 허브로서 탄소중립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시작했다.

핵심 포인트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허브 (서울시 5대 권역 지열명소 선정)
공사는 ‘가락몰’을 시작으로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의 핵심인 채소2동, 앞으로 들어설 채소1동과 수산동까지 완공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지열에너지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가락몰은 2015년부터 지열 설비로 냉난방 공급을 시작해 기존 설비 대비 월 2,500만 원 절감하며 온실가스를 연간 1,904tCO₂ 감축하고 있다.
2024년 완공된 채소2동의 경우, 지열 3,773kW, 태양광 1,336kW(1.6MWh), ESS 1,000kW의 설비를 구축하였고, 채소2동 냉난방의 98%를 지열 에너지로 공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를 바탕으로 전국 도매시장 최초 정온경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연간 2,751tCO₂ 감축하고 있다.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현재 설계 단계인 채소1동과 수산동은 지열 9,710kW, 태양광 5,217kW(6.1MWh)의 설비가 반영되어 있고, 제로에너지 빌딩을 위한 ‘액티브 기술’도 도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가락시장은 17,628kW의 국내 최대 지열설비를 운영하게
되며, 향후 온실가스를 연간 6,302tCO₂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림 1. 가락시장 지열·태양광 설비 현황
버려지던 농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농산부산물 사료자원화 사업
공사는 2024년 환경부의 「남은 식품 선순환 체계 구축 시범사업」 에 참여하여 부산물의 사료화 테스트를 거쳤고, 관련 법령 개정 및 농산부산물 사료자원화 사업 MOU를 체결하는 등 버려지는 농산물의 자원순환 경제 모델을 만드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
‘에너지의 효율’ 극대화: 샐 틈 없는 에너지 사용량 관리
공사는 정밀 에너지 진단을 통해 단계별 에너지 절약 과제 10개를 도출하고 즉시 실행에 옮겼다. 사소하지만 에너지가 낭비되거나 불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요소마다 고효율 설비 도입 등을 통해 총 618toe의 절감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비효율적인 난방용 스팀 공급 방식을 개선하여 가스비 연간 3천만 원을 절감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표 1. 농산부산물 사료자원화 추진 단계 및 성과
사전 준비 |
가락시장 점검
(1월)
↓ 부산물 사료화 및 테스트 (4~6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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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 |
법적근거 마련
(8월)
↓ 농산부산물 사료자원화 사업 MOU 체결 (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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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2. 가락시장 에너지 절감 과제 및 기대 효과
도출 과제 분류 | 에너지 절약 과제 세부 내용 | 투자비 | 절감량 | 일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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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618t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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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2023년 |
|
26백만원 20백만원 11백만원 |
97.7toe 354.0toe 18.1toe |
2023년 (470toe 절감) |
중기 2024년 |
|
26백만원 14백만원 2백만원 1,305백만원 6백만원 |
20.2toe 9.3toe 1.0toe 28.0toe 16.8toe |
2024년 (75.3toe 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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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2028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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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백만원 50백만원 |
40.9toe 32.1toe |
현대화 사업 반영 현장 적용 검토 |
표 3. 난방용 스팀 공급 방식 개선 전·후 비교
개선 전 | 개선 후(’24.6월 완료) | 주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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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드는 에너지 절약 문화: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와 촘촘한 관리 시스템
공사는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유통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평가와 캠페인, 꼼꼼한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절약 문화를 만들어나갔다.
도매시장 평가(개설자 지표)에 ‘에너지관리 노력도’를 반영하여 유통인의 에너지 절감률과 고효율 기기 교체 실적 등을 평가하고 분기별 사용량 분석 결과를 공유하여 선의의 경쟁과 참여를 유도하였고, 기존 연 2회에 그쳤던 에너지절약 캠페인을 4회로 확대하여 공사와 자회사,
유통인이 함께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홍보를 펼치며 공감대를 넓혀갔다.
이러한 참여를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절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에너지 이용합리화 추진 실적을 평가하고 관련 정책을 모니터링하였으며, 에너지 점검반을 구성하여 일일 모니터링을 통해 에너지 낭비요소를 제거하였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를 위한 노력: 미세먼지 발생원 집중 관리
공사는 가락몰 지하 주차장을 방문하는 시민들과 지하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유통인을 위해 다양한 공기질 개선 대책을 시행하여 미세먼지를 전년 대비 26% 감소시키는 성과를 달성하였다.(’23년 86.8㎍/㎥ →’24년 64.3㎍/㎥)
또한, 채소2동 신축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집중 관리체계를 가동하여 기준치의 50% 이하로 미세먼지 농도를 유지하였고, 공사기간 중 구청 불시점검에도 단 1건의 지적사항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림 2. 가락시장 미세먼지 저감 대책 및 성과




표 4. 채소2동 공사장 미세먼지 관리 및 성과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지금의 가락시장은 지난 40년의 변화보다 더욱 큰 변화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단지 기술 발전과 인구 감소에 따른 유통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로 인한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열대화’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사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가락시장을 재생에너지와 자원순환을 선도하는 친환경 첨단 미래시장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