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추종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1)는 리더십의 본질을 “추종자를 늘리는 힘”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를 세우는 힘”으로 보았다.
진정한 리더십은 권한을 나누고 구성원 모두가 주도성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는 조직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사회를 강하게 만든다. 지방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기관장이 혼자 끌어가는 방식으로는 예산 압박, 주민 신뢰 회복, 재난 대응 등 복잡한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직원 모두가 리더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위기 속에서도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1)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이자 목사로, 비폭력·평화적 저항을 통해 인종차별 철폐와 평등권 보장을 이끈 인물이다. 1963년 워싱턴 대행진에서 발표한 연설 「I Have a
Dream」으로 세계적 지도자가 되었으며,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리더십은 권위를 통한 지배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스스로 리더가 되도록 돕는 참여와 확산의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
글. 편집실

리더십의 본질은 ‘리더를 키우는 힘’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로 전 세계에 감동을 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단순히 미국의 인권운동을 이끈 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는 권위와 영향력만으로 대중을 움직이는 전통적 리더십을 넘어서 리더십의 궁극적 역할은 구성원 개개인이 새로운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임을 일찍이 간파했다. “리더십의 기능은 더 많은 추종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리더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오늘날 조직 운영에 있어 여전히 유효한 지침이다.
지방공공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기관장의 카리스마와 역량만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기 어렵다. 조직의 미래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리더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리더는 영향력을 독점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나누고 역량을 키워내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추종이 아닌 ‘참여’를 만드는 리더십
지방공공기관은 안정적 운영과 공공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변화를 주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주민 신뢰 회복과 행정 혁신이라는 과제 앞에서 더 이상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이때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다.
한 지방공사는 이를 위해 차세대 리더십 발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부서별로 선발된 직원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도록 하자 젊은 직원들은 단순히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추종자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작은 리더로 거듭났다. 또 다른 사회서비스원은 부서·직급
구분을 없애고 전 직원이 참여하는 정책 해커톤을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바로 실행되었고,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며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참여의 경험은 곧 리더십의 싹을 틔우는 토양이 된다.
지방이전·위기 속에서 드러난 ‘리더를 키우는 리더십’
지방이전은 많은 공공기관이 직면한 도전이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한 기관은 초기에 대규모 인력 이탈과 업무 공백이라는 위기에 놓였다. 새로 부임한 기관장은 조직 회복을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① 투명한 공유: 모든 회의 내용을 전사 이메일과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즉시 공유했다. 숨김 없는 의사결정은 직원들의 불안감을 줄였다.
② 작은 약속의 실행: 직원 건의사항 중 실행 가능한 것은 빠르게 반영했다. 사소한 변화라도 신뢰를 쌓는 중요한 신호가 되었다.
③ 삶을 함께 고민: 이전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정착지원금과 가족 돌봄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직원들에게 “기관장이 나를 단순히 구성원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파트너로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조직의 이직률은 빠르게 줄었고,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긍정 응답률이 대폭 상승했다. 위기 속에서 드러난 것은 리더 한 사람의 힘이 아니라, 모두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십의 가치였다.
현장에서 시작되는 리더 양성
리더십 확산은 꼭 기관장이 직접 추진하지 않아도 된다.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조직 전체를 바꾸기도 한다. 경남의 한 문화재단은 ‘내 일 다시 쓰기’ 프로젝트를 통해 직원 스스로 불필요한 절차와 관행을 개선하도록 했다. 실무자가 주도적으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더 이상 수동적인 실행자가 아니라 조직을 움직이는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전북의 한 도시관리공단은 ‘미래 리더 포럼’을 운영해 과장·차장급 중간관리자들이 직접 조직의 전략 과제를 발굴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다수의 혁신적 아이디어가 채택되었고, 이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들은 상명하복의 전달자가 아니라 리더십의 촉매자로 성장했다. 이러한 경험은
구성원 전체가 ‘나도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리더십은 ‘권위’가 아니라 ‘확산’이다
리더가 모든 부담을 짊어지고 구성원은 지시에 따르는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조직을 소진시키고 구성원의 역량을 갉아먹는다. 반대로 리더십을 공유하는 조직은 위기 상황에서도 다수의 리더가 함께 문제를 풀어가며 회복탄력성을 발휘한다.
실제로 한 지방공기업은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 직원 공모제를 도입했다. 채택된 제안의 제출자를 프로젝트 매니저로 임명해 실행까지 맡겼다. 도입 초기에는 혼선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직원들은 ‘내가 조직을 움직인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책임감 있는 참여로 이어졌다.
이 경험은 권한의 분산이 단순한 업무 분장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를 키우는 가장 강력한 방식임을 보여준다.
표 1. 지방공공기관 리더십 개발 주요 프로그램 사례
기관 유형 | 운영 프로그램명 | 주요 내용 및 특징 |
---|---|---|
도시개발공사 | 차세대 리더십 아카데미 | 젊은 직원 대상, 프로젝트 기반 학습 운영 |
사회서비스원 | 문제 해결 해커톤 | 전 직원 참여, 정책 아이디어 공모 및 실행 |
문화재단 | ‘내 일 다시 쓰기’ 프로젝트 | 현장 실무자 주도, 제도 개선 아이디어 실행 |
도시관리공단 | 미래 리더 포럼 | 중간관리자 대상, 조직 전략 과제 발굴·실행 |
표 2. 지방공공기관 리더십 유형별 효과 비교
리더십 유형 | 조직문화 특징 | 구성원 변화 수준 |
---|---|---|
추종자 중심 리더십 | 리더 개인 의존도 높고 위기 대응력 취약 | 낮음 |
지시·통제형 리더십 | 단기 성과는 빠르나 창의성과 자율성 저해 | 보통 |
리더 양성형 리더십 | 권한 위임, 참여 확산, 혁신 촉진, 지속 가능성 확보 | 높음 |
공유와 확산, 지방공공기관 리더십의 미래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강조한 리더십의 본질은 추종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를 세우는 것이다. 지방공공기관의 리더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권한을 위임하고, 도전 기회를 열어주며, 실패를 함께 책임질
때 조직은 다수의 리더가 이끄는 건강한 공동체로 발전한다.
특히 지방공공기관은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책을 집행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이곳에서 리더십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변화의 속도는 더뎌지고 주민 체감 성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현장의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다면 작은
개선과 혁신이 모여 지역 전체에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앞으로 지방공공기관이 맞이할 도전은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인구 감소, 재정 압박, 기후위기, 주민 신뢰 회복 등 어느 하나도 쉬운 과제가 아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영웅적 리더 한 명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다수의 리더다. 그들이 협력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때
조직은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고, 주민은 기관을 신뢰하게 된다.
결국 진정한 리더십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따르게 했는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많은 리더를 길러냈는가’로 증명된다. 지방공공기관의 리더들이 이 메시지를 조직 운영의 원칙으로 삼을 때 기관은 주민에게 신뢰받는 동반자가 되고 지역사회는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공공조직에서 리더 양성의 효과
리더십은 권위를 독점하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확산하는 힘이다.
직원 모두가 리더로 설 수 있을 때
조직은 주민이 신뢰하는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난다.
